[민원의현장] 이천, 공사장 납품업자 분노 “추석이 코앞인데… 막막합니다”

군부대 병영생활관 수주 건설사 ‘핑퐁게임’에 납품비 7천만원 날릴판…

“세상에 먹는 것까지 떼먹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추석도 가까워 오는데 정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4일 오전 이천 장호원에 소재한 육군 A부대 정문 앞. 환갑을 훌쩍 넘긴 S씨 등 2명이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아가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A부대가 발주한 병영생활관 신축공사장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수개월 치 식대 3천여만원과 자재납품비 3천600여만원 등 7천여만원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분노의 표시였다.

A부대는 지난 2010년 6월께 병영생활관 신축공사를 H건설에 공사비 90억원에 발주했다. 이어 H건설 측은 골조회사인 S건설 측에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하고 지난해 8월까지 공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원청업체인 H건설과 하도급업체인 S건설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들의 불행이 시작됐다.

S건설두 공사현장에 함바로 참여했던 S씨는 지난해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식비 3천200만원을 받지 못했고, K씨도 자재납품 대금 3천600만원을 받지 못한 채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1차적 책임자인 S건설 측은 지난해 5월 H건설로부터 기성금 3억원 가량을 받지 못하고 나서 석 달 뒤 강제로 계약이 파기돼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며 H건설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청인 H건설은 모든 것을 절차대로 이행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사 발주처인 A부대는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면서도 H건설에 공사비를 모두 지불한 상태여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S씨는 “민원을 제기하자 H건설이 일정 금액을 제외한 대금을 결재해 주기로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S건설 관계자는 “H건설이 지난해 기성금을 주지 않았고 또 회사가 강제타절된 뒤 문을 닫아 돈을 줄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제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건설 측은 “S씨가 문제는 하도급업체와의 문제”면서 “회사도 피해 당사자인데 지급 의무가 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결재해주겠다는 말은 검토 후 노력해 보겠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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