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연합신학대, 다문화여성 9명 '친정 어머니와 함께하는 4박5일'

마마(중국), 매(베트남), 마에(캄보디아), 이부(인도네시아)….

호칭은 나라들마다 틀렸지만, 몇년만에 모국어로 불러 보는 ‘엄마’라는 호칭에는 한결같이 코끝이 시큰해지고 목들이 메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양평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옥천면 아신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관에서 마련한 ‘친정 엄마와 함께 하는 4박5일’ 프로그램에 참석한 다문화가족 50여명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김준수 교수(기독교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지에서 한국으로 결혼이주한 딸들은 몇년만에 함께 한 친정 엄마들과 함께 못다 한 얘기를 나눴다.

프로그램 후반부에 진행된 간단한 게임코너에선 딸들이 친정 엄마를 부둥켜 안고 풍선을 터뜨리면서 함께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7년 전 베트남에서 온 응우엔 티타잉투위씨(38·양평군 양동면)는 “친정 엄마가 관절이 좋지 않아 선물로 인삼과 녹용 등을 준비했다”며 “한국에서 더 열심히 노력해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친정인 이이카인씨(33·양평군 강하면)는 “친정 엄마를 만난다는 설레임에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며 “그동안 보고 싶었던 안타까운 마음이 친정 엄마를 보는 순간 눈처럼 녹았다”고 말했다.

먼 이국 땅으로 딸을 보낸 한 친정 엄마는 “딸이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도 모고 마음이 놓였고, 사돈댁도 친딸처럼 대해줘 고맙다”며 “이처럼 즐거운 프로그램도 마련해줘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욱 총장은 이날 “친정 엄마를 만나는 딸들을 보니 흐뭇하다”면서 “앞으로도 이 땅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주 여성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만남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와 양평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KB국민카드 등이 주선했다.

주최 측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다문화가정 친정 엄마 9명에게 항공료를 후원했고, 한화콘도는 숙박을 제공했다.

한편, 다문화가정 친정 엄마 9명은 서울 명동과 경복궁, 용문산 자연휴양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을 관람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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