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인간의 수명과 고령화 사회

예나 지금이나 세상 모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추구하는 건강, 행복, 장수는 사실상 각각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 혹은 두 가지만 가지고는 인간이 바라는 것을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 혹은 행복이 없는 장수는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건강이나 장수 없이 행복은 있을 수 없으며, 행복이나 장수 없는 건강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삼국유사 고조선 조에 단군은 1천500년 간 나라를 다스린 후 1천908세에 죽어 산신(山神)이 되었다고 했고, 중국 한서(漢書)에 나오는 전설적 인물 동방삭(東方朔, BC.154~BC.93)은 삼천갑자(三千甲子, 3천년 혹은 18만년)를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동양의 고대 의학자들은 100세를 사람의 자연수명의 기준으로 삼아 수종정침(壽終正寢)과 조쇠요수(早衰夭壽)로 구분하기도 했다.

사람이 언제부터 늙는가의 문제는 생물학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35~40세가 되면 체내의 신진대사와 각 기관의 기능이 점차 감퇴된다고 하며, 50~60세를 넘으면 노화의 진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보통 포유동물의 최고수명을 그 성숙기의 8∼10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보통사람의 성숙기를 14∼15세로 보고 추산하면, 사람의 정상적인 수명은 112∼150세가 된다. 세포분열횟수에 근거해 인류의 수명을 추산해도 사람의 수명은 적어도 110년 이상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른 동물들의 경우를 관찰, 비교한 결과 성장기간의 6배인 120세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1998년 유엔 인구기금(UNFPA)은 매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정했고, 이듬해인 1999년에는 6월 16일을 세계인구 60억의 날로 정했다. 19세기 초 10억에 불과했던 세계 인구가 200년 만인 1999년에 60억이 되었으니 얼마나 급격히 증가했는가를 알 수 있다. 2050년의 세계 인구는 89억으로 전망한다. 그 중 80~90세의 인구는 2억 5천300만 명, 90~100세 노인 수 5천700만, 100세 이상은 220만에 달하게 된다고 한다.

노령화 지수란 15세 미만 유소년층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의 비율로서 인구의 노령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노령화 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은 장래에 생산 연령에 유입되는 인구에 비해 부양해야 할 노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는 1970년 7.2%에서 1995년 24.5%, 2000년 32.9%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2020년까지는 77.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에 6.0명이던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01년에는 1.3명까지 급격하게 떨어져 저출산율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는 영국(1.64명)이나 일본(1.33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2000년을 기점으로 총인구의 7%를 상회하여 본격적인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돌입하였고, 2022년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1년 현재 유엔이 발표한 한국의 인구밀도는 1㎢ 당 493명으로 세계 219개국 중 20위이다.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2010년 11월을 기준으로 1천836명이라고 한다. 2005년 961명이었던 것이 불과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사회 여러 영역에서 노인문제가 표면화하고 있는데 이제 인구고령화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함께 그에 따른 문제점들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이다. 건강과 행복과 장수는 결국 포기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박옥걸 아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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