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구증가 길을 묻다]귀농·귀촌 1번지로 뜨는 양평

사람이 돌아왔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커졌다

경기도에서도 대표적인 농촌지역인 양평군이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사람들이 ‘떠나는 농촌’에서 ‘다시찾는 농촌’으로,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훈훈한 인정과 안심먹거리, 문화·예술·레포츠가 어우러진 ‘행복도시’로서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양평의 변화상을 조명해 본다.

■ 농사를 지으려면 양평으로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에서 ‘황금마차농원’을 운영 중인 이병훈 대표(67).

그는 ‘귀농’이란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인 지난 1998년 부인 이재현씨(70)와 양평으로 내려와 호박을 주산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서울에서 30여년 동안 중소기업을 경영하다 IMF 한파로 회사를 접고 호주머니에 단돈 23만원을 갖고 내려왔습니다.”

그후 벌써 15년이 흘렀다. 딱히 표현하면 원조 귀농세대인 이 대표 부부의 귀농생활은 순탄치 않았지만,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단호박과 애호박을 주종으로 고추와 대파 등을 재배, 연간 2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 초내마을에서 논농사 3만3천여㎡와 밭농사 2만3천100여㎡를 짓고 있는 안길원씨(54)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고향을 떠난지 30년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9년 귀향했으니 올해로 4년차 귀농인인 셈이다.

안씨는 현재 아버지 안대희 옹(81), 어머니 유병현 옹(77)과 함께 자신의 땅에서 벼와 콩, 고구마, 참깨, 옥수수 등과 함께 한우도 23마리나 키우고 있다.

현재 양평지역의 귀농인들은 줄잡아 2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권오실 양평군 고객지원팀장은 “지난 1998년 이후 15년새 2만1천607세대가 늘었지만 1명이 세대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가운데 농업 인구가 10%인 것으로 감안한다면 2천160명 정도를 귀농인으로 보면 되지만, 귀농이 정착되면 가족들의 이주도 늘어나 수치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구증가로 市 승격에 올인

귀농·귀촌의 대명사인 양평군의 최대 시책 가운데 하나가 인구 증가다. 군 통계에 따르면 7월 하순 현재 양평 인구는 10만2천301명으로 집계됐다.

시로 승격하기 위해선 17만명(양평읍 인구 5만명을 넘거나 용문면이 읍으로 승격)을 충족시켜야 한다. 민선 4~5기 동안 1만4천796명이 증가한 만큼, 이 같은 증가세라면 당초 목표인 오는 2020년 이전에 시 승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구 증가분에 귀농·귀촌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 양평으로 전입하는 도시인들의 상당수는 아파트 등의 입주나 전원주택을 짓고 들어 오는 경우다.

하지만 양평이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부상하면서 귀농인구가 늘고, 덩달아 일반 전입인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양평군은 이와 더불어 지속적인 인구 증가를 위한 청년층의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해 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동시에 다자녀 낳기운동으로 저출산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책이 출산장려금 대폭 상향 지원이다.

군은 둘째아 300만원, 셋째아 500만원, 넷째아 700만원, 다섯째아 이상 1천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657명에게 7억1천675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개최한 동요제도 그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아이낳기좋은세상 운동본부를 각 읍·면까지 출범시켜 수시로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소에 출산장려팀도 신설·운영하고 있다. 다자녀가정에 대해 서는 5개 단체와 우대협약을 맺고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출생아수 및 다자녀 가정들이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의 경우 지난 2010년에 비해 80명으로 13.5%(둘째아 40명, 셋째아 4명, 넷째아 11명) 증가했으며, 올해도 지난 5월 말 현재 전년 대비 1.85% 늘었다.

진난숙 보건소장은 “다자녀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다출산이 존경받고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인터뷰> 김선교 양평군수   “차별화된 출산 정책 ‘행복 양평’ 만들 터”

“요즘 농촌에선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이젠 출산율을 늘리는 게 애국입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다양한 출산·보육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홍보해 출산율을 제고, ‘아이 낳고, 키우기 행복한 양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출산장려금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양평의 출산장려정책이 경기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경기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곳은 양평군 밖에 없다. 이 같은 성과는 출산 때 들어가는 비용을 적극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는 복지와 불가분의 관계인데, 복지에 대한 견해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택적 복지를 실천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는 사회주의 국가가 시행하는 것 같은 이미지이지만, 선택적 복지는 필요에 의해 추진된다. 양평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률은 20.8%로 도내 최고다. 이는 경기도 평균비율 4.85%, 전국 평균비율 8.78% 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장기적으로 시 승격에 대비한 계획이 있다면.

귀농·귀촌 인구나 출산장려책 등으로 유입 인구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귀농인들을 포함해 지역 농업인들이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들을 보다 유리한 가격으로 소비자들과 연결해주는 유통체계도 확립이 필요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공원이나 불편을 겪고 있는 도로여건 등을 포함한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주력해 양평을 ‘살만한 도시’, ‘대한민국의 스위스’로 만들겠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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