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거주춤 무릎을 굽히고 걸상에 앉으니 어느새 마음은 타임머신을 타고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갔다.
꿈꾸는숲(공동대표 김동주)이 지난 28일 양평군 지평면 일신2리 폐교된 지제초등학교 일신분교에서 주최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한 300여명의 일선 교사들은 오랫만에 앉은뱅이 걸상에 앉아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의견들을 진지하게 나눴다.
이날 첫 발제에 나선 박범진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산에서 낯선 사람이 주는 사과를 받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은 뒤, “숲에선 누가 무엇을 주더라도 순수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데, 이는 산이 주는 소중한 선물로 학교폭력도 이같은 관점에서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남정란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근절과 연구사는 “가정환경 등으로 어른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공격적인 성격으로 변하면서 학교폭력에 가담하고 있다”며 “가해 어린이들의 삭막한 마음을 카악이나 암벽타기 등 숲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치유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경희 산림교육원 교수 사회로 권태원 산림청 사무관, 조규성 숲사랑소년단 기획실장, 예병일 연세대 의대 원주기독병원 교수 등 8명의 패널들이 벌인 토론에서 조주현 ‘학교밖 청소년 배움 공동체 디딤돌’ 교사는 “우리 자녀들만 바뀐다고 학교폭력이 근절되진 않는만큼, 모든 아이들이 바뀌기 위해선 입시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큰 틀에서 인성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주 꿈꾸는숲 공동대표는 “일선 교사들이 초등학생들이 앉는 걸상에 앉아 어린이들의 눈높에서 학교폭력 근절방안들을 찾기 위해 이번 워크숍을 준비했다”며 “앞으로 매월 한차례씩 이같은 행사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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