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침범도 억울한데 붕괴악몽까지

양평, 문제의 옹벽 최근 장맛비에 이상징후…목숨걸고 농사 ‘이중고’

양평군의 한 농촌마을에 잘못 축조된 옹벽이 장맛비에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인근 농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22일 양평군과 농민 등에 따르면 양평군 강상면에 사는 A씨(59)는 지난달 자신의 임야 2천700㎡에 인삼 농사를 짓기 위해 지적측량을 의뢰했다가 인접한 토지에 높이 8m로 설치된 옹벽이 자신의 임야 경계를 침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옹벽이 지난 2008년 중기주차장 조성 및 진입로 개설을 위해 정식으로 구조안전진단과 인·허가 절차를 밟은 시설임을 확인하고 군에 적법한 행정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내린 장맛비로 옹벽 하단 부분이 토압에 밀려 나오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농민들이 자신들의 농지를 마음대로 지나다니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시공자가 붕괴를 막기 위해 비닐과 보온 덮개, 토사 등으로 옹벽을 임시 보수키는 했으나, 언제 또다시 옹벽이 붕괴될지 모르는데다 임야를 침범한 부분도 시정이 되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 B씨(58)는 “옹벽 때문에 농사를 지으면서 작물에 햇빛이 잘 닿지 않는 등 일조권 피해를 입고 있다”며 “비가 내리면 옹벽이 무너질까봐 잠을 설칠 정도”라고 성토했다.

한 토목업체 관계자는 “구조물에 대한 안전진단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처럼 옹벽의 붕괴가 우려될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전진단부터 부실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토지 경계를 넘지 않도록 옹벽을 안으로 들여서 쌓았다”며 “측량의 오차 범위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준공을 마쳐 소유권이 이전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은 해당 구조물의 경계 침범 여부를 확인한 뒤 피해 구제를 위해 구조기술사와 토지주, 시공자 등을 불러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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