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기초수급자 할머니 전 재산 장학금 기탁

“못다한 공부의 꿈… 대신 이뤄주세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게 꿈을 주고 싶어요!”

안성시 금산동의 기초생활수급자인 전영월 할머니(77)가 전 재산을 안성시 장학회에 모두 기부해 화제다.

전 할머니는 50여년 전 가정부 등 닥치는대로 잡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라면 장사는 물론 커피장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기를 40여년, 60세가 된 전 할머니는 겨우 집을 장만했지만 그동안 마음·몸을 보살피지 않았던 탓에 허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막대한 병원비에 전 할머니는 결국 집을 담보로 빚을 안게 되고 집을 팔아야 하는 시련을 겪었다.

게다가 고혈압과 당뇨병이라는 합병증 속에 지난 2007년 골다공증으로 왼쪽 넓적다리 관절이 부러지면서 또 다른 악몽을 겪어야 했다.

혼자서는 꼼짝하기도 힘든 상황에 애완견을 의지해 생활하던 전 할머니는 오른쪽 넓적다리 관절까지 부러지면서 현재 전혀 거동을 못하는 상태다.

언제 흙에 묻힐 줄 모르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전 할머니는 못다한 꿈을 대신 이뤄달라는 뜻을 남겼다.

젊은 시절부터 피땀 흘려 모은 전 재산인 전세금 2천500만원과 현금 1천만원을 안성시민장학회에 쾌척한 것.

장학회측은 “전 할머니의 뜻을 받아 어려운 학생들에게 유용하도록 장학금을 사용하겠다”며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장례를 모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swp1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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