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사랑家꿈

‘사랑家꿈’은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 고치기’의 다른 이름이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시작을 했는데, 올해 말까지 당초 목표했던 2천84가구에 대한 사랑家꿈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천의 각 기업에서 인천광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한 기부금으로 집 수리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고 집수리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와 노력봉사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주로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낡은 전기시설과 고장난 가전제품을 고쳐주는 일인데 한 가구당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비용만을 따져봐도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말이 오히려 사치스러울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에다가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나누어 주는 일이 바로 인천광역시와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사랑家꿈 이다. 인천지역 사회의 기부문화와 자원봉사의 아름다운 동행에 의한 사랑家꿈 이다.

인천 소외 이웃 집 고쳐주는 사업

2003년에 미국 자선복지교육 관련 연합단체 인디펜던트 섹터(Independent Sector)가 조사한 ‘미국시민들의 봉사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성인의 44%가 1주일에 3.6시간 봉사하고 있다. 또한 미국 가정의 89%가 기부금을 내고 있었다. 미국 사회의 건강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료인데, 우리 주변에서도 자신들의 능력으로 부를 일구었지만 부를 과시하는 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며 평범하지만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류양선 젓갈가게 할머니 이야기를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노란 옷 아가씨’, ‘책 할머니’, 36년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젓갈장사를 해온 할머니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노란 옷을 입고 장사를 하고, 노란 옷을 입고 기부를 한다. 산간 오지 아이들에게 책을 보내는 게 알려지면서 ‘책 할머니’가 됐다. 얼마나 기부를 했냐고 묻는 기자에게 말한다. “그걸 세고 있나, 주고 나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거지.”

봉사 통해 진정한 삶의 기쁨 느껴

하지만 매스컴을 통해 공개된 할머니의 기부 내역은 화려하다. 150여 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10만권 가까운 책을 산간오지 학교와 양로원 등에 기증했다. 어림잡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임야 등을 대학발전용지로 모 대학에 기부를 했다.

가난한 농사꾼의 딸로 태어난 죄 아닌 죄로 중학교에 진학을 못했던 것이 한이 되었다.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됐던 할머니는 젓갈장사를 하면서 돈이 모이는 족족 공부하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시작한 이유이다.

“죽는 날까지 책을 가까이 하라”며 책을 기증하고 장학금을 전달하며 20년 이상 기부를 한 것이다.

이제 ‘기부는 그만하고 노후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기자가 물으니 “자다가도 죽는 게 사람이야, 쌓아둬서 뭐해. 100만 원을 남기고 죽어도 버리는 돈 아니냐?”고 대답한다.

중학교에 입학할 학비가 없었던 소년은 할머니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치고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작은 기업의 사장이 되었다.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간호대를 졸업한 어느 여학생은 병원에 취직하였다.

다시 그들도 류양선 할머니를 닮아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삶의 모습을 끊임없이 성찰하며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있는 사람, 없는 사람, 권세가이든 아니든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자원봉사를 통해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삶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 아닌가.

이청연 인천광역시 자원봉사센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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