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형화물차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다가 사이클 선수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선수들 뒷쪽의 안전유도 차량을 추돌하고도 100여 미터를 더 달려 선수들을 덮쳤다면 운전자가 얼마나 DMB 시청에 몰입해 있었는지 상상이 된다.
교통안전공단은 DMB 시청을 사망사고의 잠재원인으로 지목하고 올해 초부터 계몽활동을 벌여왔다. 고속도로 화장실에까지 스티커를 붙이는 등 캠페인을 벌여왔다.
DMB는 언제 어디서나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많은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DMB를 시청하면서 운전할 때의 전방 주시율이 50%로 떨어진다고 한다.
실제로 DMB를 보면서 운전하다가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제동하는 시간은 약 1.47초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속 100km라면 정지거리가 41미터가 더 늘어난다. 그만큼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MB를 보면서도 운전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뜻밖에 많다. 운전 중 DMB를 시청한다는 사람이 37%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사람은 매 순간 완벽할 수 없다. 아무리 운전 실력이 좋아도 순간적으로 DMB에 주의를 빼앗기고 무방비 상태에 빠지기 쉽다. 운전 중에 통화한다든지, 동승자와 잡담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행위 등도 위험하지만, DMB 시청과 같이 운전자의 시각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DMB 시청이 휴대전화 사용보다 5배나 더 위험하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구나 DMB 시청은 중독성이 강하다. 처음에는 드라마나 연속극 등을 곁눈질하는 유혹으로 시작하지만, 어느새 마약처럼 빠져버린다. 운전중 DMB 시청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명심하고 그 치명적인 유혹에서 벗어나자.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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