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다녀오듯 가볍게 나설 수 있는 길 … 수도권서 찾는 사람 늘어
동네 뒷산을 오르는 듯 가볍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도시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산책로. 그런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 의정부시는 지난해 3월 행안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에 ‘소풍길’을 응모했다.
소풍길의 이름은 의정부 대표시인 천상병이 ‘귀천’에서 사용한 시어 ‘소풍’에서 따왔다.
사업 대상에 선정된 시는 현장답사와 시민보고회 등 의견수렴과 자문을 거쳐 코스를 확정, 지난해 9월 소풍길을 조성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대구간 2·4 코스를 제외한 모든 산책로를 일반에 개방했다. 사업에는 국비 5억원과 시비 5억원이 투입됐다.
의정부 소풍길은 말 그대로 어릴적 소풍을 다녀오듯 거닐 수 있는 산길, 물길로, 의정부 시가지를 에워싸고 있는 원도봉산, 흥복산, 천보산, 용남산, 부용산, 수락산을 연결한 대구간 6개 코스(49.4㎞)와 중랑천, 부용천 천변길을 중심으로 한 3개 소구간(21.8㎞)으로 구성됐다. 코스별로 난이도가 구분돼 있고, 각 구간 길이가 15㎞ 이하여서 2~6시간 정도면 통과가 가능해 남녀노소 부담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시는 친환경적인 산책로 조성을 위해 기존 샛길과 등산로를 이용해 자연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전난간과 계단, 안내판, 이정표, 쉼터, 삼림욕 시설 등을 설치해 이용객들의 안전시설을 최대한 고려했다.
지난 1월 한달간 소풍길을 찾은 사람은 모두 11만4천명, 하루 평균 3천670명이 소풍길을 찾은 셈이다. 최근에서 소풍길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을 이용해 서울 등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 소풍길을 찾는 이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산 둘레길과도 연계돼 있고, 앞으로 조성될 광릉 수목원 둘레 길과 이어질 예정이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마다 볼거리, 이야깃거리 가득… 사시사철 아름다운 길 ‘소풍길’
소풍길은 코스마다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달라 혼자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북한산 둘레길이기도 한 대구간 1코스 ‘명상의 길’은 망월사역~엄홍길 전시관~원심사~ 원도봉 탐방지원센터~직동공원~의정부시청까지 약 7.6Km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히말라야 16좌를 등반한 엄홍길 전시관과 사찰, 회룡폭포가 주요 볼거리다.
흥복산을 낀 대구간 2코스 ‘하늘 전망대길’은 아직 개장되지 않았다.
대구간 3코스 ‘불로장생길’은 광해군 집권 당시 인목대비의 폐위를 주장했던 조선 선조의 일곱째 아들인 인성군의 묘를 비롯해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무덤들이 다수 배치돼 있다. 코스는 녹양역~천보산 입구~영화사~인성군 묘~금곡마을~현충탑 입구까지 10.5Km로,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다.
대구간 4코스 ‘삼림욕길’은 6·25 동란에서도 무사히 보전된 300년된 자연부락 귀락마을과 광릉숲과 연결되는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유명한 용암산이 있어 삼림욕을 하기에 적합하다. 코스는 현충탑 입구~귀락마을~내루골 포도밭~용암산~무지랭이 계곡~부용산 입구까지 7.5Km로, 3시간30분 가량 걸린다.
대구간 5코스 ‘부용길’에서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송산 배밭을 만날 수 있고, 신숙주의 묘도 들를 수 있다. 부용산 입구~신숙주 묘~306 보충대 입구까지 6.5Km다.
수락산 능선을 따라 걸으며 서계 박세당 고택을 둘러볼 수 있는 대구간 6코스 ‘장재울길’은 2013년 이후에 조성될 예정이다.
소구간 1코스 ‘행복길’은 도심 행복로를 지나 경기도청사 북부청사 뒤 추동공원을 거쳐 306보충대 입구까지 8.1km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소구간 2코스 ‘쌍둥이길’과 3코스 ‘맑은 물길’에서는 중랑천, 부용천의 강바람을 맞으며 물오리, 물고기 등을 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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