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청운면 주민들 “병원 좀 만들어주세요”

“한밤 중에 혈압만 조금 올라도 걱정이 태산 같은데 병·의원은 커녕 응급실조차 없으니…”

20일 오전 10시께 양평군 청운면 용두리 청운보건지소 앞에서 만난 최민구씨(68·양평군 청운면 다대리)는 “아프다고 하면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꾹 참고 지내고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강원도 횡성군과 인접한 청운면은 양평군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시가지에도 병·의원이 없는 소외지역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몸이 아프면 1시간 정도 걸리는 양평읍이나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강원도 원주까지 원정 치료를 가야 한다.

 

지난달 말 기준 청운면 인구는 1천760가구에 3천644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1천79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의 성인질환을 갖고 있는데다, 겨울마다 독감 등에 시달린다.

하지만 이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은 면사무소 옆에 위치한 청운보건지소와 30분 정도 걸리는 신론리 보건진료소뿐이다.

 

“하루에 40~50명의 어르신들이 찾아 오지만, 주사를 놓아 드리는 것 외에는 특별하게 치료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청운보건지소의 공중보건의사의 말이다. 최근에는 그나마 마을에 단 한 곳있던 약국까지 문을 닫을 형편이다. 이 약국을 운영하던 어르신이 별세했기 때문이다.

 

청운면사무소 관계자는 “외국에서 시집온 다문화가구 여성들도 마을 의료현실에 깜짝 놀랄 정도”라며 “그동안 병·의원 유치를 수시로 건의했지만, 오지인데다 인구까지 적어 병원을 낼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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