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에 맞으며

<지천명-知天命>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에 설을 맞으며, 하늘의 뜻은 몰라도 최소한 함께 몸 부딪치며 사는 내 이웃들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노력 정도는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말은 그렇다 하고 남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해주고자 시작한 정치라면 먼저 타인의 견해나 행동으로부터 조그마한 진실이라도 찾아보도록 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이던가. 정순왕후가 영조의 계비로 간택될 때 ‘세상에 가장 깊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대답하면서 사람의 마음은 측량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대부분의 정치인은 자신의 생각이나 자신이 속한 정파의 입장은 옳다고 우기는 반면, 타인과 의견을 나누거나 타 당의 정파에 대한 주장은 그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는 인색하다.

 

정치인들이 범하는 많은 잘못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견해가 자신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거나 타 정파의 입장이 자신이 속한 정파의 입장과 다를 때 상대방의 의견을 일축해 버리거나 비난하는 것이다. 불통의 시작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는 모든 사람의 생각에는 그 나름의 소신과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신을 피력하는 상대는 장소에 따라, 시류에 따라, 전문성에 따라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얘기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하여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먼저 발견하려고 애쓴다면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마음을 얻게 될 것이다. 소통의 시작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알려고 하는 일련의 노력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요, 소통의 문을 여는 품위 있는 인품이기도 하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비판과 부정에는 신중을 기하되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긍정적으로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자세로 모든 이들을 대한다면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상대는 포용력과 배려하는 힘에 끌리게 될 것이다.

 

올해에는 내 이웃들뿐만 아니라 나와 생각을 달리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견해에 대해서도 그들의 의견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기꺼이 그의 말 속에 담긴 진실을 찾아내려고 노력해 보자. 민심은 천심이다. 하늘의 뜻을 헤아린다 하기 전에 먼저 내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지 않겠는가.

 

김주삼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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