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잘할 수 있어”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는 얼핏 그 행위와 무관해 보이는 욕구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 욕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아 충족시켜야만 일탈 행위를 예방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이 많고 그에 대해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아이들의 절도 행위의 원인을 대개 애정 결핍으로 본다.

 

부모의 애정이 부족해서 비어 있는 부분을 남의 물건을 소유하는 행위로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쏟아붓지 않는 한 절도의 습관을 고치기는 어렵다.

 

한두 아이의 절도행위는 모방심리에 편승해서 보통 아이들에게까지 전염되기가 십상이므로 하루빨리 이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을 되찾아주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안겨야 한다.

 

또한, 요즘 대부분 아이들이 욕쟁이가 되어 있고 초등학생들의 욕설 카페가 천 개가 넘는다고도 한다. 우리 사회가 내세우는 바람직한 인간상이 점수로만 조형된 인간상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치열한 점수따기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점수에 의해 인간이 소외당하는 현실에서 점수에 대한 증오가 욕설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아이들의 삶의 환경을 경쟁에서 배려, 존중, 협동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안 된다. 따뜻한 마음, 참된 격려, 다정한 관계가 욕설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특효약이다.

 

그래서 요즘 선생님들은 아이들한테 줘야 할 것들, 바꿔 표현하면 아이들이 선생님께 조르는 것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조르는 것 중의 하나는 “넌 잘할 수 있어”다.

 

서열화 경쟁의 본질상 시험 성적 탓에 많은 아이가 ‘넌 못해’에 속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노래를, 운동을, 그림을 잘할 수 있다. 선생님은 ‘넌 잘할 수 있어. 넌 잘하잖아’를 아이들 귀가 닳도록 들려주어야 한다.

 

사랑과 관심은 선생님도 누구에게나 주고 싶어 하고 아이들도 너나없이 선생님께 조르는 품목이다. 이건 달라는 양도 한정이 없지만, 선생님도 무한정으로 가지고 있어서 문제 될 게 없다. 꿈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몹시 조르는 것 중의 하나다.

 

꿈이야말로 현재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꿈을 가진 아이의 눈은 빛나고 온몸에는 활기가 넘친다.

 

이러한 것들은 예전 같으면 가정과 학교가 힘을 합쳐 챙겨주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학벌주의라고 하는 악령 때문에,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과 그에 따른 사회 양극화 때문에 가정에서의 기능이 약화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나서야 한다. 지성인으로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것 이것을 지성적 책무라고 한다.

 

김 국 회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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