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다가오는 소리가 있다. 낙엽을 밟는 소리, 첫눈을 밟는 소리 등은 우리 귀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쾌한 소리 뿐 아니라 따갑게 울리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 전날 밤 화재사건을 보도하는 뉴스 등 반갑지 않은 소리도 추운 계절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10년 한 해에만 전국적으로 4만1천863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중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509건으로 가장 많다. 특히 동절기(11월~2월)에는 4천185건이 발생, 약 40%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한 해 9 천321건이 발생한 전국에서 가장 화재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한 해 4만 여건의 화재 사건 중 실화(失火·실수로 인한 화재)로 인한 화재가 3만4천여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재의 위험은 항상 우리곁에 도사리고 있지만, 작금의 고물가시대에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한 가정용 전열기 등 난방기구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실화로 인한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화재에 대한 우리의 대비는 과연 어느정도 수준일까? 지난 2009년도 주택화재보험 가입건수는 약 12만7천여건 정도인데 우리나라 주택 수가 약 1천400만호임을 감안하면 가입률이 1%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주거형태가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밀집형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화재 발생 시 자가 뿐만 아니라 타인의 주택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2009년도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과거와 달리 자신의 실수로 화재가 발생하면 다른 주택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등 보상책임의 범위가 현저히 넓어졌어도 여전히 가입률은 낮은 상황이다.
다소 구태 의연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꺼진 불도 다시보자’라는 표어처럼 화재 에는 예방이 최선일 것이다. 더불어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신체 및 재산에 대한 위험까지 담보하는 보험에 가입해 예상치 못한 화재사고에 대비한다면 더욱 완벽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동우 손해보험협회 수도권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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