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年3천억대 국세징수 시설정비 지원은 ‘나몰라라’ 정부에 지원규정 신설 요청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경제를 뒷바침해 온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가 기반시설 노후화에도 불구,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서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에서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는 국세를 징수해 가면서도 노후시설 정비 등에 대한 예산지원은 나몰라라하고 있어 지자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978년 조성된 반월국가산업단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을 시행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를 맡고 있다. 전체면적 중 26.7%가 안산시에 포함돼 있는 시화국가산업단지도 지난 1986년 한국수자원공사에 의해 조성된 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시설물 유지보수에 대한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해당 공단의 유지보수비는 안산시와 시흥시가 대부분 부담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공단내에는 30년 이상 된 시설이 대부분이어서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며, 내구연한이 지난 시설도 부지기수다. 여기에 시화 MTV와의 조성환경 격차로 갈등의 소지도 안고 있어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는 재정자립도 49.3%라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나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산업단지 내의 기반시설 정비를 위해서는 20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해 시 예산만으로는 정비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에서 징수한 연간 3천330억원에 달하는 국세를 조금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시의 거듭된 국비 지원 요청에 지식경제부는 “노후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계획은 건축물 리모델링에 한정된 계획으로, 수익성 사업이 아닌 현 상태에서는 노후 기반시설 정비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행양부도 “국가산업단지 기반시설에 소요되는 국비 지원은 수익자 부담에 의거 국비지원이 불가능하고, 형평성 차원에서도 특정 산업단지에 국한된 정부지원은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시는 시화MTV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16년까지 신·구 산업단지의 조성환경 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5년간(26억9천500만원) 연차별 매칭사업(국비 70%, 시비30%)으로 노후시설 정비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행안부에 지방교부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또한 산업단지 내의 기반시설물에 대한 유지관리 등 제도적 지원근거를 마련키 위해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30년이 경과된 노후 산업단지에 대한 국비지원 규정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산스마트허스(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의 새로운 명칭) 내에서 징수된 일부를 기반시설 조성비용으로 적립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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