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중봉 poem 콘서트’ “축제가 아니라 집회였나?”

편향된 개막공연에 시민들 당황… 적정성 논란 일어

김포시 최대 지역축제인 김포중봉문화예술축제 및 김포평생학습어울림축제(이하 축제)의 개막공연을 놓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개막공연에 대해 시는 물론, 축제집행위원회조차 세부 내용을 모른 채 공연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 기획경위와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시와 축제집행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포민예총 음악위원회가 주관하고, ㈔김포민예총(상임이사 김대훈)과 김포시민사회단체연합 등이 후원한 개막식 메인프로그램 ‘중봉 poem 콘서트’가 지난 14일 축제 개막식에서 공연됐다.

 

‘중봉 poem 콘서트’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유학자이자 인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중봉 조헌선생’의 얼을 기리는 의미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날 10여명의 출연진이 부른 11개곡 중 중봉의 시가 소개된 노래는 단 한곡 뿐이었으며, 나머지 노래는 모두 다른 시인의 시에 ㈔김포민예총의 김대훈 상임이사가 작곡한 노래가 소개됐다.

 

더구나 이날 출연진이 부른 이들 노래들은 운동권에서 불리는 형식의 곡조가 대부분을 이루어 관중들을 당혹케 했다.

 

특히 ‘바꿔’라는 주제로 소개된 3부에서는 3곡의 가사 내용에 대해 청중들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시와 축제 관계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밤의 여왕’이란 제목의 노래엔 ‘일식의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고, 온갖 죄와 악귀가 거리를 배회한다’의 가사가 있는가 하면 ‘바꿔’란 제목의 노래에는 ‘가진 자의 편을 드는 법의 잣대를 부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를 쓸어버려’ 라는 문구가 포함돼 가사는 지나치게 편향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번 축제에는 평생학습축제가 함께 열린 탓에 초·중·고교생 등 수백여명의 청소년들이 콘서트를 관람해 공연 기획의 적정성 논란을 낳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민축제는 모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져야 하는데 마치 운동권이나 재야단체의 집회장소에 온 듯 했다”고 말했다.

 

김찬섭 축제집행위원회 사무국장은 “중봉의 시조로 공연하는 것으로 알았으나 전혀 달라 집행위원회 모두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며 “민예총 측이 모두 맡겨달라고 해 가사와 내용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봉 poem 콘서트’를 기획한 김대훈 상임이사는 “작품으로서 예술성과 노래의 여러 스팩트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술을 편협하고 사상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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