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도시가 행복 도시이다

지금 지구촌에는 온난화로 인한 재해가 날로 늘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와 장마 피해는 심각한 수위에 올랐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때 아닌 미국의 폭염, 남미의 폭설 등 연쇄적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우리나라 역시 서울 우면산 산사태 및 춘천 펜션 산사태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보았다. 용인시도 지난 7월27일 모현면 지역에는 380mm/일, 시간당 최대 91mm의 기록적인 폭우로 경안천이 범람하여 마을이 침수·고립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가 과거의 재해대책 매뉴얼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재난대응시스템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앞으로 큰 재앙에 빠질 것이라는 메시지와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용인시는 임야가 전체 면적의 약 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경사도 17.5도 미만인 임야가 약 63%이다. 최근 한 해 동안 137만 ㎡의 면적이 새로이 개발행위허가를 받았으며, 이 중 임야 면적은 약 30%를 차지한다.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산사태 등 자연재해의 우려는 날로 심각해지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개발 인허가 또는 건설공사 시 합리적인 시공관리와 안전관리 대책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운영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난을 불러들이는 형국이나 다름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한다.

 

우리 용인시는 급증하는 재난재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자 지난 8월 23일 총 13명의 전문가 및 해당부서 공무원들로 ‘인허가 관련 산사태 등 방지대책 TF팀’을 전격 구성했다. 9월1일 ‘TF팀’ 1차 회의를 열고 위원들은 관내 인허가 현황 및 관리에 대한 문제점과 현장에서 경험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례에 입각해 제도개선 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현재 시는 TF팀의 분야별 의견을 취합하고 이것을 실무에 접목시키고자 분석 중에 있다. 앞으로 본 TF팀은 산지개발로 발생되는 대절토 사면과 비탈면 절개지 후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산사태 대비 규정이 없는 점을 직시하고, 산사태 피해 사례와 관련법 등을 검토해 안전조치 기준에 대한 제도개선 과제를 도출하여 중앙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나아가 산림청에서 지질·지형 등을 근거로 제작한 ‘산사태 위험지 판정표 시스템 도표’를 각종 임야 개발 인허가 시 활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의 경사도 허가 기준이 이원화됨으로서 도시지역(17.5도)보다 비도시지역의 경사기준(25도)이 상대적으로 급경사로 되어있고 산지관리법과 건축법에서 정하는 사면 처리 기준이 각각 상이한 현실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기준을 일원화하는 제도 개선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중순 경 TF팀 위원들과 인허가 개발 현장을 방문할 예정으로 보다 실무에 근접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난의 유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지역별 맞춤형 재난 전문지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자체 중심의 현장대응체계와 관련공무원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재난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 스스로 재해 상황을 파악해 지역 및 토질에 맞는 재난안전 매뉴얼을 마련해야 하며, 인허가 설계도서 작성 및 공사 중 관리 대책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기준이 수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재난 피해를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시민들이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 라는 인식 아래 자율 참여형 안전문화 운동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내 집 주변 배수로 점검·축대 점검 등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자녀들의 안전교육과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 용인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계각층 시민 들을 대상으로 각종 안전수칙을 적극 홍보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민들의 능동적인 안전의식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다면 그 지역의 재난관리 수준은 아주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안전한 도시가 정말 행복한 도시이다.

 

김관지 용인시 도시주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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