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가축 죽고 재산권 피해…” 분통
활주로·격납고 갖추고 체험학교 운영 비행기 추락 위험에 ‘불안한 나날’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최근 기소된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81)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주 승진항공 비행장의 인근 주민들이 재산권행사 제한 등 각종 피해를 호소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일 검찰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2004년부터 작년 초까지 공군 전력증강사업과 관련한 2·3급 군사기밀을 빼내 군수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 측에 넘긴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지난 3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총장은 여주군 가남면에 70억원대에 달하는 사설 비행장을 소유, 경비행기 8대로 비행체험학교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 승진항공은 사설 비행학교로 지난 2002년 국내 첫 초경량비행기 조종자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가남면 안금리 158-1번지 2만 9천950㎡ 부지에 길이 350m, 폭 20m의 활주로와 격납고, 정비고, 강의실,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사설 비행장이 마을에 들어서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주군 가남면 안금리에서 축산업을 하는 주민 A씨는 “조상 대대로 조용했던 동네에 지난 2002년부터 승진항공이라는 경량비행기 학교를 건립해 기르던 소들이 비행기 소음공해 등 때문에 죽는 피해가 발생해 민원을 계속해서 제기했다”며 “그러나 학교 측에서 민원 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주민들과 연계해 여주군과 행정 당국에 건의서를 낸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행학교와 인접한 토지를 매매하려고 했으나 비행안전구역이라는 것 때문에 땅을 팔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환 안금리 이장은 “우리 마을에 비행학교와 정비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은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비행기 사고위험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김 총장)이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승진항공 관계자는 “승진항공과 관련된 언론사의 취재에 대해 아무 할 말 없다”고 밝혔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