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와 수마가 할퀴고간 마을 복구에 한창인 군 장병들

“직접 와서 보니 처참한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께서 빠른 시간 안에 편안한 보금자리로 돌아오시게끔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포천시에 위치한 육군 제8사단 장병 100여명은 29일 이른 아침부터 관내에서 비 피해가 가장 컸던 기산리를 찾아 산태사로 집이 붕괴되거나 매몰된 가옥의 피해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군 장병들이 ‘총’ 대신 ‘삽’을 들고 피해현장에 모였지만 비로인해 처참하게 망가진 주택가를 보기에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무너진 집들을 보니 군에 들어오기 전의 집 생각이 절로 납니다. 피해복구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겠습니다.”

지난 3월 군에 들어온 박주혁 일병(21·시흥)은 끊임없이 쏟아져온 비로 집에 계신 부모님을 걱정했지만 박 일병이 투입된 피해현장의 복구를 위해서도 고향의 집은 잠시 잊기로 했다.

또 전역을 불과 20일 앞둔 심재성 병장(24·인천)은 “국민을 보호하는 군인이 이번에는 총 대신 삽을 들고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쇼.”라며 제대하기 전 참다운 희생과 봉사를 경험하기 위해 복구에 나서는 등 솔선수범하는 군인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이날 낮 포천시내 기온은 30℃를 넘어서고 바람도 불지 않아 피해복구에 투입된 장병들은 뜨거운 태양아래서 더위와도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러나 산사태로 피해를 보고 실의에 빠진 주민들은 땀 흘리며 고생하는 장병들을 가만히 지켜보질 않았다.

피해주민들은 장병들에게 얼음물과 냉커피, 차가운 물수건 등을 쉴 새 없이 공급하며 장병들의 땀을 닦아주는 등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피해주민 고모씨(45)는 “삶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군인들이 와서 도와주니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죠.”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날 육군 제8사단(소장 조현천·육사38)은 사단직할대와 제10,16,21,포병여단에서 장병 600여명을 동원해 기산리와 운천, 지현리 등의 피해지역 복구에 나섰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복구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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