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무르익는 옥수수의 꿈

한번의 실패와 또 한번의 좌절, 그리고 ‘새로운 지평’의 승리! 감자바위의 뚝심으로 10여년의 세월동안 오로지 하나를 향해 달려온 평창의 꿈이 드디어 실현됐다.

 

지난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더반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었을 때의 가슴 뭉클한 감동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는 세계 4대 메이저대회(하·동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나라가 되어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과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강원도 하면 누구나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대표적 먹을거리인 감자와 옥수수를 떠 올린다. 특히 옥수수는 벼, 밀과 더불어 세계 3대 식량작물 중 하나로 전 세계인에게 친숙한 곡물이다. 그 중에서 여름철 대표 간식인 찰옥수수는 추억의 음식으로, 지금도 여름 휴가철에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은 너나없이 삶은 찰옥수수를 즐긴다. 옥수수에는 단백질, 지질, 당질, 비타민 등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풋옥수수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여 자급률 향상이 시급한 작물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식용옥수수는 맛과 기능이 탁월하여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가지며, 식품소재로서 이용 가치도 높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에서는 맛과 기능이 탁월한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해 왔으며,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여름철뿐만 아니라 늦가을에도 찰옥수수를 맛 볼 수 있게 했다. 최근 옥수수밥으로 가공적성이 우수한 기능성 ‘흑진주찰’을 개발해 단팥죽, 샐러드, 옥수수범벅 등 다양한 식품소재로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다양한 가공·저장·유통방법의 발달로 레토르트 형태의 냉동 옥수수를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됐다.

 

이제 맛과 기능이 탁월한 우리의 찰옥수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외국 관광객들에게 올챙이국수와 같은 우리 옥수수로 만든 전통음식과 편의식품 등 다양한 식품을 먹고 즐기게 해주자. 평창동계올림픽을 진정한 의미의 먹고 즐기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우리 옥수수의 꿈을 이루어보자.

 

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