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짝사랑에 빠트립시다

프리미어 리그 첼시 구단의 선택은 특별했다. 동네 축구나 하던 34세의 비야스 보아스라는 보통의 남자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첼시는 우리의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승을 다투는 최고의 팀이 아니던가? 그리고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하는 팀이기도 하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절실한 첼시가 약관의 보아스를 감독으로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보아스는 보통의 남자가 아니었다. 그의 매력은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전술역량, 선수 관리능력, 선수를 보는 안목, 우승 경력, 그리고 겸손한 성품에 있다고 한다. 그의 우승 경력은 그의 팀 포르투의 무패 리그 우승, FA 컵 우승, 유로파 리그 우승 등 미니 트레블 달성이다. 비선수 출신 감독이 명감독 반열에 오른 순간이다.

 

그는 어떻게 그리 빨리 성장했을까? 그는 선수생활은 하지 않았으나,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 속에 살면서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스승이자 멘토라 할 수 있는 축구 명장 보비 롭슨과 명감독 주제 무리뉴와의 운명적 만남으로 도약의 디딤돌을 밟고 성장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축구가 드디어 그에게 입맞춤 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가 성공해 가는 모습을 지켜 볼 일이다.

 

사랑에는 첫사랑, 맞사랑, 짝사랑이 있다. 첫사랑은 애틋함과 아련함이 배어나는 추억 속의 사랑이다. 맞사랑은 처음 만나는 날부터 불같은 열애에 빠지는 운명적 사랑이다. 짝사랑은 가슴앓이와 조바심이 이어지는 안타까운 사랑이다. 첫사랑은 그 이름이 벌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요, 맞사랑은 첫눈에 반해 버려 귀먹고 눈멀어 진화 없는 사랑이요, 짝사랑은 그 사랑을 얻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발전하는 사랑이다. 짝사랑은 그저 보기만 하여도 울렁거리고, 목소리만 들어도 좋고, 생각만 하여도 즐겁다. 가질 수 없으니 계속 노력하는 사랑이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아이는 무엇을 짝사랑해야 할까? 과학, 문학, 음악, 미술, 운동 등…. 부모님과 선생님이 관찰하고 살펴서 찾아줘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인가? 공익에 도움이 되고, 지금보다 내일 더 필요한 일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하게하고, 자꾸 하게한다. 그러면 잘하게 되고, 칭찬을 받게 되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마침내 좋아하게 되고, 드디어 즐기게 된다. 느리게 가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멈추고 포기하는 것을 염려해야 한다. 성공한 모든 사람은 열 번, 스무 번 넘어졌다 다시 일어섰다. 우리 아이들을 짝사랑에 빠트리자. 그리고 격려하자.

 

김태석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