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진행하다보면 가끔 확인하는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1시간짜리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1시간만 준비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강의할 내용은 물론 질문에 대비한 것, 또는 적절히 해야 할 농담, 관련 지식 등을 연구하다 보면 최소 서너시간은 필요합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가끔은 이런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해야 할 일이 많은 경우에는 더 이런 착각을 하는 때가 많습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이런 허황된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특히 이미 늦은 약속시간을 도로위에서 보상을 받으려고 할 때는 더 그렇습니다. 늦어서 마음이 조급한 시간에 이상하게 차량이 없고 한산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정도라면 조금 무리해서 간다면 덜 늦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어디 그럴수가 있겠습니까? 처음에는 신호도 잘 받고 조금 빨리 가는것 같지만, 이내 차량이 정체되거나 신호가 계속 걸리는 때가 있습니다. 즉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에 신호가 10개가 있다면, 어디서는 두 세번은 꼭 신호대기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금 빨리 가도 1시간이고, 시간이 남아서 여유있게 간다고 생각해도 늘 1시간이 걸립니다. 그보다 더 걸린 적은 있어도 빨리 도착한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인생사를 대변하는 표현중에 ‘아무리 급해도 실 바늘허리에 매어 못 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다 절차와 방법, 그리고 시간이 걸리니 그것을 어겨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급한 일이 생기면 망각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쁘니까 1시간에 걸릴 거리를 잘만 하면 3~40분만에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서둘러도 지각이 뻔한데 그것을 도로위에서 보상받아 보겠다고 서두릅니다.
이러면 과속에 차로를 변경하는 난폭운전,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등 생사를 넘나들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숨과 바꿔서 얻게 되는 시간은 5분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운전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이러한 사소한 진리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바빠도 실 바늘허리 매어 못씁니다. 제대로 바늘귀에 실을 꿰어 써야 합니다. 인터넷이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컴퓨터를 켜야 하는 것이고, 올바르게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운전자 여러분! 지금 마음이 급하십니까? 빨리 가야 한다구요? 도로위에서 아무리 버둥거려봐야 늦게 출발했다면 별 수 없습니다. 그것을 도로위에서 보상받으려고 하다가 소중한 목숨과 바꿔서야 되겠습니까?
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경기도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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