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말조심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강연에서 저속한 표현으로 춘향전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김문수 지사는 며칠 뒤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었다며 사과했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말실수를 했었다. 이번 경우와 마찬가지로 외부 강연 자리에서 걸그룹 소녀시대를 언급하면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김문수 지사 외에도 말실수로 비난을 받은 정치인의 사례가 많다.

 

강용석 국회의원은 말 한마디 잘못 때문에 제명 위기에 몰려있으며,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도 연이은 말실수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정치인의 잘못된 말 한마디는 그 파장이 크다. 정치인에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는 식의 관용은 용납되지 않는다. 사회의 리더로서 정치인에 대한 잣대가 일반인보다 엄격하기 때문이다.

 

한마디의 말실수는 정치인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언론을 매개로 하여 급속도로 확산되고 쉽게 잊혀지지도 않는다. 해당 정치인에게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정치인은 말조심, 돈조심, 술조심 등 이른바 3가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 3가지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말조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말하는 습관은 몸에 배어 있어 실수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더라도 습관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김문수 지사의 두 차례 말실수에는 강연 도중이었다는 점, 그리고 성(性)과 관련된 표현이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 김문수 지사도 언어 사용에 있어서 특정한 습관의 지배를 이겨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하면 습관적으로 범할 수도 있는 말실수를 줄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도 고민을 하게 된다. 도의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늘 말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경기도의회 동료 의원들과 도의원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기자들에게 제안해 본다. 국회의원의 언어 순화를 위해 제정한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이 있는 것처럼 경기도의회에도 바른 언어상을 제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의원들의 말실수를 줄이고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의회 차원의 장치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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