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들 똑같은 가격에 응찰 담합의혹
시흥지역 31개 중학교와 15개 고등학교가 하복을 공동구매하는 과정에서 교복 납품업체들이 똑같은 가격에 응찰하는가 하면, 협의구매 때에도 같은 가격을 고수해 담합의혹을 사고 있다.
25일 시흥지역 학부모들과 시흥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일선 중·고등학교가 1학년 학생들의 하복 구매를 위해 교복 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결성, 관내 교복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하고 있다.
그러나 3~4개 업체가 똑같은 금액으로 응찰하고 있으며, 협의구매 때에도 업체 모두 같은 금액을 제시해 업체 선정과 가격 인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학교는 이들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다른 지역 업체를 선정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A 중학교는 지난달 말께 실시한 1차 입찰에서 3개 업체가 9만8천 원 선에서 응찰했으나 낙찰업체의 실수로 2차 입찰을 시행했다.
그러나 2차 입찰에서 이들 업체 모두 참가하지 않아 이 학교는 다른 지역 업체와 6만 원에 계약할 수 있었다.
또 협의구매를 추진한 B 중학교는 10만 원에 3개 업체의 교복을 모두 구매 키로 하고 교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가 일부 학생들이 이들 업체로부터 9만 원에 구입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재협의를 거처 9만 원으로 확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특히 C고등학교는 이 같은 교복업체들의 담합의혹 등으로 교복가격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입찰로 교복을 공동구매하려 해도 여러 업체가 똑같은 가격에 응찰하고, 협의구매 때도 업체들이 배 째라는 식으로 가격을 내리지 않아 공동구매라는 형식이지만 비싼 가격에 교복을 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고교 교장은 “교복업체들이 업체 간의 경쟁을 피하고, 이윤 극대화를 위해 경쟁입찰을 피하는 대신 협의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며 “관내에서도 지역별·학교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흥=이성남기자 sun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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