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는 지금 새로운 변신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 찾아나서는 ‘책의 유토피아’로 파주출판도시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출판도시를 ‘출판인들의 삶의 일터’일 뿐 아니라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삶의 일상으로 삼는 ‘독자들의 공간’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책방거리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만, 1층이나 2층 또는 지하층을 책방이나 출판문화와 연관되는 갤러리·아트샵·미술관·박물관 등등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이미 15개 이상의 책방들이 문을 열고 있는데, 많은 회원사들이 이런저런 주제로 문을 열기 위한 준비 작업, 디자인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전문 디자인팀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독자·출판인 소통하는 문화공간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출판도시의 2단계까지 완성되면 100 개 이상의 책방과 여러 문화시설들이 문을 열게 됩니다. 100개 이상의 책방들이 문을 여는 파주출판도시의 책방거리! 생각만 해도 신명나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 책방들에서 이런저런 담론이 펼쳐지고, 미술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할 것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또한 다양한 책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 책축제가 열리고 10월에는 국제적인 책 페스티벌인 ‘파주북소리’(PAJU BOOK SORI)가 진행됩니다. 아시아의 출판문화·독서문화의 한 중심이 되고자 하는 책축제입니다. 다양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들이 확실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특별팀이 꾸려지고 프로그램들을 짜고 있습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책방거리 조성사업과 파주북소리를 위해 파주출판도시와 파주시·경기도가 손을 잡고 일한다는 사실도 주목되어야 합니다. 출판도시와 파주시는 ‘집행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협의하여 일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전례가 없었던 민·관의 공동작업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당초부터 공공적·문화적 공간입니다. 파주시와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책 축제 프로젝트이지만, 파주시·경기도의 것만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대한민국 국민의 출판도시입니다. 아니 아시아인들의 파주출판도시, 세계인들의 책의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출판문화는 당초부터 세계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파주출판도시가 진행하려 하는 일련의 프로그램들은 아시아적 문제의식과 세계시민적 차원에서 기획되어야 합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이같은 문제의식을 성취해내기 위해서는 그 공간의 조건들도 당연히 개선해야 합니다.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일상의 삶으로 삼는 세계시민들과, 세계의 출판인들이 방문하는 책의 유토피아가 되기 위해서는 그 공간들도 상응하는 변모를 해야 합니다.
국가사회 ‘문화 품격’ 높여줄 것
우리는 파주출판도시를 ‘숲의 도시’로 만들고자 합니다.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고 나무들 밑에서 독서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차들이 아주 천천히 다닙니다. 일방통행도 연구합니다. 때로는 차없는 거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숲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그런 풍경입니다. 이곳저곳에 야외 미술작품이 설치됩니다. 사람들이 천천히 산책하거나 예술적인 벤치에 앉아 독서를 합니다. 우리는 파주출판도시는 ‘슬로우시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출판인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파주출판도시를 에코뮤지움으로 만들 것입니다. 문화적인 삶이 일상으로 구현되는 그런 콘텐츠, 그런 그림과 풍경입니다. 우리가 구상하고 진행하는 일련의 프로그램들은 우리 국가사회의 품격을 높여줄 것입니다. 문화적 품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가사회가 이 지구촌 시대를 주도할 수 없습니다. 세계의 일급 출판국가들과 함께 하는 파주출판도시의 책 축제 프로그램들은 우리 국가사회를 선진화시키는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압니다.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파주북소리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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