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문화의 개념은 넓고 애매하고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B 테일러는 ‘사회 구성원으로 인간이 획득한 지식, 신념, 도덕, 법, 관습 그리고 다른 능력 및 습관’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인간 생활양식·사고양식의 총체를 문화라고 보는 사회학적·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문화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또 유네스코 세계 문화정책회의에서는 ‘사회와 사회집단을 특정 짓는 정신적, 물질적, 지적, 정서적 특성의 총체’라고 문화의 개념을 정리한 바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도 문화는 국민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사회통합적인 기능 등 정신적 가치와 사용가치를 중요시해왔으나, 그 후 문화의 고전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이제 문화는 산업이며, 예술은 경제라는 인식이 확대되었다. 즉 콘텐츠의 중요성이 모든 국가의 관심사가 되었다.
조앤 K.롤링은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로 영국 여왕보다도 부자가 되었으며(1분당 77파운드의 수익으로-한화 약 14만원-매일 약 10억 원씩 벌어들이고 있다), 빌 게이츠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미국의 가장 큰 부자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또 어떠한가?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90%가 문화이고 나머지 10%는 기술이다’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문화의 힘은 크고 놀랍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뉴욕시의 재정에 25%는 문화·예술이라는 젖줄에서 나오고 있다. 철광, 조선산업 등으로 산업시대에 꽃을 피우다가 폐허가 된 영국의 게이트헤드(Gatehead City)가 공공미술로,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세이지 음악당과 발틱 미술관, 가든 축제로 인구 20만의 소도시에서 연간 2천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을 볼 때 문화의 힘은 크고 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문화는 한 나라의 얼굴을 변화시키고 한도 시의 격과 품위를 바꾼다. 국가는 경제와 문화라는 2개의 큰 수레바퀴에 의해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끊임없이 중국과 일본의 침략을 당하면서도 수천 년간 독립을 유지하고 세계 8대 무역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문화의 힘이다.
최근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운동을 통해서도 문화의 힘, 예술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아이들이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예술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이다. 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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