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주차장’을 아세요?

‘술잔을 잡던 손으로 핸들을 잡지 마세요’. 필자가 이용하고 있는 ‘빵빵주차장’ 사무실 현수막에 쓰여 있는 문구이다. 필자의 약국이 있는 건물은 내방하는 고객 수에 비해 주차장이 매우 작아서 빌딩 뒷골목 공터에 주차장을 운영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주차장 사업주도 정했고 임대료 분배도 무난히 이루어졌다. 문제는 주차장 관리를 누구에게 맡기느냐 하는거였다.

 

바로 그때 ‘경기 다사모’라는 단체가 파트너로 일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다. 이 단체는 과거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사회적·가정적 문제를 겪었으나 단주(斷酒)를 통해 사회로 새롭게 복귀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주차장 관리를 사회복귀사업의 하나로 운영해 보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윈-윈(win-win)’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그들을 사업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빵빵주차장은 주차문제로 골치를 앓던 우리 빌딩의 모든 사업주들과 ‘경기 다사모’ 회원들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약물 중독!’ 그것은 혼자서는 탈출 할 수 없는 미로와 같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 담배, 본드와 같은 흡입제 등은 우리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곳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기다리고 있어 일상의 불안과 긴장, 슬픔, 경제적 문제 등으로부터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약물의 가장 강력한 속성 중 하나는 약물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삶의 중요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직 약물만이 그 사람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약물의 시작은 내 의지로 선택하지만 그 끝은 내 의지대로 선택할 수가 없다.

 

경기도내에는 약물 중독자의 단주(斷酒)를 돕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많은 단체들과 전문가들이 있다. 하지만 이웃들의 관심과 따뜻한 손길 없이는 사회에 다시 뿌리내리고 생활하기는 매우 어렵다. 약물의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고 중독 이전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동행’이란 말이 있듯이 각박한 현실 속에서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자. 분명 나의 따뜻한 눈길 한번이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희망의 밧줄이 되어 그들 모두에게 행복의 빛을 주는 작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이애형 道마약퇴치본부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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