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수출 좌절과 도전, 과학농업으로 일냈다

길이 열리는 도시 화성시

화성시는 한반도 중서부에 속하는 경기도의 서남 해안을 끼고 위치해 있으며 육지로는 7개 시를 접하고 바다로는 서해의 평택항으로 충청남도와 경계되며 서쪽의 옹진군과 접하여 선감도, 대부도를 마주하고 있다. 광활한 대지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수도권의 핵심도시로 도약하는 화성시는 유니버설스튜디어코리아리조트, 전곡 마리나항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과 자연, 문화 관광이 함께 어우러지는 서해안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 희망의 땅이다.

 

농작물 수출 좌절과 도전 끝내 과학농업으로 일냈다

최종성 파프리카 박사

최첨단 유리 온실 컴퓨터가 알아서 농사 척척…

웰빙바람 타고 국내외서 인기

 

50㏊규모 지열 이용 친환경 시설 야심찬 계획…

정부 지원금 ‘좁은문’ 여전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에 가면 수도권에선 좀처럼 찾기 어려운 농작물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최종성씨(70)를 만날 수 있다.

부지 6만㎡에 유리온실 2만6천㎡를 지어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최씨가 처음부터 이 작목을 선택한 건 아니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그는 20여년 동안 장미를 비롯해 각종 화훼들을 키우며 농작물 수출 길을 찾았으나 세월이 흐를수록 작물은 경쟁력에서 약해지고 가격 및 유가 변동 등으로 안정화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재배,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작물이 있다고 확신하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지난 1994년 유리온실을 생각해 내고 파프리카를 키우기 위해 영농법인을 조직했다.

 

이어 지난 1996년부터 5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파프리카 종주국인 뉴질랜드에서 직접 건축재료를 들여 와 길이 200m, 너비 118m의 최첨단 유리온실을 지었다.

 

이때부터 파프리카 농사를 짓기 시작한 최씨는 현재까지도 단한번도 한눈을 팔지 않고 파프리카 재배에 정열을 쏟고 있다.

 

최첨단 유리온실에서 키워지는 파크리카는 한번 묘를 심으면 첫 수확까지 4개월이 걸리며 8개월 동안은 계속 수확할 수 있다.

 

1년 농사를 짓고 다음해 육묘를 하고 수확을 하는 농작업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는 “최첨단 유리온실은 파프리카 재배를 위한 물, 습도, 환경관리, 영양관리 등을 컴퓨터 하나로 조절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돼 있어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은 수확 때와 선별작업 후 포장뿐”이라며 “요즘 젊은이들은 웬만해서는 농사를 지으려하지 않는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춰 젊은이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씨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고생보다는 앞으로 농업을 이끌어 가야할 젊은이들에 대한 걱정부터 앞세운다.

 

컴퓨터 등 첨단 장비들을 활용하면 농사도 쉽게 지을 수 있는만큼 농업에도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농업이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컴퓨터만 잘 사용하면 젊은이들은 안방에서 잠을 자다가도 시설을 작동시켜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파크리카 농사도 젊은이들이 나서야 효율성을 높히고 수출길도 더욱 넓힐 수 있습니다.”

파프리카에 대한 그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처음 유리온실을 지어 생산한 파프리카는 전량 일본이나 미국으로 수출했었다.

 

그러나 수출하면서도 바이어들이 갑자기 거래를 중단하거나 유가 등의 변동이 오면 판매에 위험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실감하게 됐다.

 

이때부터 최씨는 국내에서도 판로 개척에 나서는 등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최씨는 “시간이 흐를 수록 국내에서도 파프리카가 영양과 맛은 물론이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소문이 나면서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했다”며 “앞으로 파프리카를 대량으로 생산해 수출도 다변화하고 국내에는 좋은 가격으로 좋은 상품을 보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첨단 유리온실은 동남아에서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로의 수출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이나 국내 판매시장이 모두 무궁무진해 파프리카 전망은 매우 밝을 뿐 아니라 생산이 모자라 어디에 판매할 지 모를 지경입니다.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데 여건이 따르지 못해 아쉽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신기술을 보유한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한다고는 하나 실질적으로 지원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 시화지구나 화홍호 인근에 시범사업으로 유리온실 10㏊를 조성하고 최소한 50㏊까지 넓혀 국내 최고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농산물로 키우고 싶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기름을 사용하기보다는 지열을 이용하는 첨단 유리온실을 지어 더욱 고급화하고 경쟁력도 높이고 싶지만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지열을 이용하면 연료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여기에서 개발한 신기술까지 이용하면 파프리카의 색깔과 신선도 등도 크개 개선할 수 있어 세계 어느 농산물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최씨의 판단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도 파프리카가 영양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으나 기후나 기술 등의 문제로 대량 생산이 어려워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 보다 물류비용이 싼만큼 소비량이 많은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에 수출하면 새로운 효자 품목의 농산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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