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세 권의 책 중에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오츠 슈이치)와 ‘죽을 때 후회하지 않고 사는 법 35 가지’(한창욱)가 있다. 이 두 권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죽음 앞에서 남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위한 처방으로 25가지, 혹은 35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런가 하면 또 한권의 책에서 영성의 사람 헨리 나웬은 ‘죽음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앞에서 말한 두 권의 책에서는 죽음 앞에서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인간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을 이야기하는 데 반해 헨리 나웬은 죽음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큰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헨리 나웬은 이 책의 결론 부문에서 한 곡예사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다.
“나는 공중 날기를 할 때 나를 붙잡아 주는 사람을 전적으로 신뢰를 합니다. 대중들은 나를 위대한 스타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짜 스타는 나를 붙잡아 주는 조우입니다. 그는 1초의 몇 분의 몇 까지 맞출 만큼 정확하게 내가 갈 자리에 와 있어야 하고, 내가 그네에서 길게 점프할 때 공중에서 나를 잡아채야만 하니까요.”
죽음은 하나님이 준 가장 큰 선물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요?”
“공중을 나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붙잡아 주는 사람이 모든 것을 하지요. 이것이 공중 날기의 비밀입니다. 조우에게 날아갈 때 나는 그저 팔하고 손만 뻗으면 돼요. 그 다음엔 그가 나를 잡아 앞 무대로 안전하게 끌어가 주기를 가다리면 되지요.”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구요?”
“그래요. 최악의 실수는 공중 나는 사람이 붙잡아주는 사람을 잡으려 드는 거지요. 나는 절대 조우를 잡으려 들면 안 됩니다. 나를 붙잡는 것은 조우의 임무예요. 만약 내가 조우의 손목을 잡는다면 그의 손목이 부러지거나 내 손목이 부러지고 말겁니다. 그렇게 되면 둘 다 끝장이지요. 공중 날기를 하는 사람은 날기만 하고, 붙잡아주는 사람은 붙잡기만 해야 합니다. 공중 날기를 하는 사람은 붙잡아줄 사람이 자기를 위해 제 자리에 와 있다는 것을 믿고 팔을 뻗어야 합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기독호스피스 사역에 이사의 직함을 갖고 있다. 직함이 있어서 바자회나 후원회 모임에 약간의 후원금을 보내드리는 일을 하고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다가 봉사자들의 봉사현장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의 마지막 생을 돕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죽음을 후회 없는 하나님의 선물로 맞이하게 해 드리려고 애씀이 무엇인지를 보며 경험하게 했다. 서툰 솜씨로 잠깐 봉사하며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는 환우들에게 이렇게 속삭이듯 이야기를 해 드렸다.
후회없이 숭고하게 생 마감해야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이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걸 생각하세요. 당신이 길게 점프할 때 하나님께서 이미 그 자리에 와 계실 겁니다. 하나님을 붙잡으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분이 당신을 붙잡아주실 거예요. 그러니 그저 팔과 손을 앞으로 내밀기만 하세요. 하나님을 믿으세요. 믿고 또 믿으세요.”
성서는 두 가지를 분명히 말한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한 것이요 죽음 후에는 반드시 심판이 있다는 것이다. 생명이 다하고 의로우신 재판장 앞에 서는 날 누가 나의 노력만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오직 한분 십자가에서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기도하신 후 “다 이루었다”라고 외치시고 운명하신 그리스도의 말씀 속에서 “후회가 없습니다”라는 고백을 듣는다. 반종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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