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살이 불안불안”
동두천지역 결혼이민자 중 상당수가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채 불안한 한국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기준 지역 내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는 총 397명으로, 출신국가는 중국이 59%, 베트남 12%, 필리핀 5%, 기타 24% 순이다.
결혼이민자의 연령은 30대가 34%, 20대가 26%로 주로 젊은 연령이 많은 반면 배우자 연령은 40대가 45%, 50대 이상이 17%로 부부간의 연령차가 평균에 비해 다소 많았으며, 결혼이민자의 67%가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등록된 거주지에 살고 있지 않거나 만날 수 없는 경우도 63명이나 됐다.
국적을 미취득한 결혼이민자의 경우 이혼시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처우도 감수하고 사는 경우가 빈번하다.
국제결혼이 국적 취득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결혼이민자들에게는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이혼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본국에서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결혼이민자들의 경우 이혼 후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스스로 불법체류자가 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베트남 출신의 수이씨(28·가명)는 “사랑해서 결혼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하는 사람도 있다”며 “일부이기는 하지만 결혼이민자라는 신분 때문에 불합리한 처우를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동두천=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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