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살리는 작은 노력

도시에서 여름밤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장마철 정겨운 울음을 들려주던 맹꽁이는 환경부 보호종이 됐고, ‘떡 두꺼비 같다’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던 두꺼비는 동화책에만 등장하는 동물이 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양서류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택지개발에 의한 서식지 특히 산란지인 논 습지의 파괴가 주된 원인이다. 논 습지는 경작지라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에서 조사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형식적인 조사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11월 일본 미야기현 타지리쵸의 카부쿠리누마 논습지가 람사습지로 등록된 바 있듯이 논 습지는 다양하고 복잡한 습지생태계로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의 재생과 유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택지개발과정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양서류 서식지와 이에 대한 대책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의왕시 포일2 택지개발지구이다.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의왕시 포일2지구의 건설과정에서도 두꺼비, 산개구리, 청개구리 등 주요한 양서류와 반딧불이가 살아가는 논 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다.

 

이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환경단체인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에서는 2006년부터 진행한 모니터링을 통해 계획 단지 주변산지와 연결된 논 습지에서 두꺼비, 아무르산개구리, 참개구리, 산개구리, 청개구리 등 많은 종류의 양서류가 산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계속된 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꼬마잠자리, 환경부 보호종인 애반딧불이와 통발,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사업시행자인 LH공사와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단지 내에, 사라질 양서류 서식지와 같은 면적의 대체습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하고 3년간 택지개발과 함께 대체습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기간 3년간 계속된 모니터에서 개체수가 줄기는 했지만 다양한 양서류와 반딧불이 서식이 확인돼 내년 6월 포일2지구 택지개발이 완공되면 개구리 소리 들리는 아파트 단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례가 청주 원흥이 방죽 보전, 군포당동 맹꽁이 서식지 보전 등의 사례와 함께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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