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의 과일 ‘복숭아’

신선(神仙)이 먹는 과일, 복숭아는 고대설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며 불로장생, 영생, 또는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무릉도원의 과일로 여겨졌다.

 

중국 고전문학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은 반도원의 복숭아를 지키라는 옥황상제의 명을 어기고 3천600개나 되는 복숭아를 훔쳐 먹고 바위동굴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비록 무거운 벌은 받았지만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로장생의 몸이 되었으니 그리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 황하 상류 협서, 감숙성의 고원지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복숭아가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삼국사기 신라본기(A.D.102)에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래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복숭아는 그 맛도 일품이지만 몸에 좋은 과일로 사랑받고 있다. ‘달 밤에 복숭아를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말이 전해 내려 오고 있다. 복숭아는 벌레가 좋아하는 과일인데 어슴프레한 달 밤에 복숭아를 먹고 자란 벌레와 함께 먹으면 예뻐진다는 이야기다. 이 외에도 복숭아와 관련된 이야기로, 사마천의 사기에는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라 하여 ‘복숭아와 오얏은 말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있어서 그 아래 자연히 길이 생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덕망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와 그를 따른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복숭아는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멜라닌 색소의 형성을 막아 피부미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담배의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능도 있고 피를 맑게 하고 위장기능을 개선하는데도 탁월하다.

 

뿐만 아니라,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나 실제 당분은 10% 정도이니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또한 다량의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변비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대장암 예방에도 우수하다.

 

복숭아나무는 다른 과일에 비해 추위에 약하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많은 복숭아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 많은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올 겨울에는 부디 추위를 거뜬히 이겨내어 내년 춘삼월 희망찬 봄을 알려주고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아름다운 복사꽃을 피우기를 고대한다.

 

최 동 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