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면서 시간과 공간에 따른 사회구조의 변화는 필연적이었으며 아울러 우선시 되는 덕목도 함께 변화를 겪었다. 농업중심사회에서는 ‘대동단결’을 위해 대가족제도와 상명하복의 질서의식이 제일 우선시 되었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산업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표준화·자동화돼 엄격한 ‘시간관리’가 최우선으로 여겨졌다. 이어서 21세기 선진 산업사회는 두뇌를 극대화하는 지식경제시대로 이미 그 행동반경을 옮긴 지 오래다.
20세기가 저물어가면서 많은 사회학자와 미래학자들은 첫째, 21세기의 경제중심이 거대한 땅·인구·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 차지하게 된다고 확신했다. 둘째, 소수의 천재가 다수의 대중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온다고 예견했다. 물론 소수의 천재는 미국의 영화감독이자 세계 10대 흥행 영화 중 4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포브스지에 따르면) 400여억달러의 자산가로 세계 1·2위 부호 자리를 카를로스 슬림 헬루와 교대로 차지한 빌 게이츠, ‘해리포터 시리즈’(7부작)를 출간해 63개 언어로 번역 3억5천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J.K 롤링 등을 일컫는다.
이들 중 가장 모범적이고 눈물겨운 인간승리자가 바로 ‘J.K 롤링’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한 그녀는 이혼 후 생후 4개월 된 딸과 함께 길바닥에 나앉다시피 하면서 주당 약1만5천원정도의 생활보조금으로 연명했으나 지금은 영국 여왕보다도 더 인기를 누리는 큰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축하강연을 맡아 청중에게 인생의 마법 같은 두 단어인 ‘실패’와 ‘상상력’을 선물했다.
미국의 교육학자, 사회학자들이 J.K 롤링을 포함한 이들 소수 천재들의 특성을 면밀히 조사한 바로는 이들의 기질이 바로 예술가들의 그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예술가의 특성’이란 ‘자유의지’와 무한한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창조성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천재들을 육성하는 영재교육이 특성화교육과 더불어 세를 불리고 있다. 이는 미국·일본 등지에서 일고 있는 시범학교, 각종 교육프로그램의 붐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천재를 논함에 앞서 본말(本末)이 전도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재 복 수원대 미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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