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취임 초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으로 긴장감을 더하던 대북관계가 천암함 피격사건으로 본격적인 대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남북은 천안함 피격의 배후를 놓고 UN 등지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한국을 지지한 전통적인 우방 미국과의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분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 편을 든 중국과 러시아와의 벌어진 간극은 잊혀 가던 냉전시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제1 교역대상국의 지위를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간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하여 자신들의 내해에서 벌이는 허가받지 않은 군사훈련이라며 연속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남쪽 경계선으로 수차례 장사성포를 발사하여 서해 NLL선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한도 걸핏하면 불바다 운운하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사실 학교에서 반공교육을 받고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 수많은 북한의 만행을 겪은 세대가 볼 때 현재의 남북대치상황은 지난 세월 그냥 보아오던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동구 공산권의 몰락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켜보며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의 분위기만큼은 충분히 경험했다.
화해와 공존을 빌미로 분별없이 퍼주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긴장과 대치 역시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걱정스럽게 만든다. 성질 나쁘고 못난 자식한테는 그저 상처 난 마음을 도닥거려주는 부모 형제간의 우애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대갓집 곳간에는 형편이 어려운 딸의 살림살이를 도와주기 위한 쌀을 비롯한 생필품이 항상 일정량 마련되어 있었다고 한다. 쌀을 보내더라도 이북 사람들의 자존심도 배려하면서 조용히 조심스럽게 보내 보자. 수재를 당한 신의주 주민들에게 보낼 구호품을 아이티 지진참사 성금을 내던 바로 그 마음으로 모아보자.
복잡하게 얽힌 남북관계 해법의 단초를 조용하게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던 전통적인 우리 정서 속에서 찾아보자. 문원식 성결대 경영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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