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웃 중국만 하더라도 근래 없던 폭우와 초대형 산사태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천문학적인 재산 손실을 입었고 지난 8월 초에 내린 폭우로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재산피해만 하더라도 무려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러시아는 폭염과 이로 인한 산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유럽 불볕더위, 파키스탄의 대홍수 등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 소식이 언론매체에 거의 매일 등장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 지고 장마전선이 물러나 있음에도 흐린 날이 많아 졌다. 35℃가 넘는 날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열대야로 잠을 설친 날 수가 십일 이상 계속된 경우는 별로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제주도는 이미 한라산의 식물대가 변화하기 시작해서 온대식물인 소나무가 한대식물인 구상나무 군락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쪽의 감나무 동사가 줄어들고 남쪽에서나 재배하던 참다래는 중부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평균 온도가 올라가고 있음이다.
올해 마무리 농사가 걱정이다. 흐린 날씨가 많아지면 일조량이 부족해서 작물을 웃자라게 하고, 결실을 부실하게 한다. 집중호우와 큰 바람은 농경지의 침수와 매몰, 도복, 과수의 낙과를 가져오고, 예기치 못한 외래 병해충이 확산된다. 특히, 요즈음은 아열대성 해충인 ‘꽃매미’의 극성 때문에 농업인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성충이 주홍색 날개를 가진 이 곤충은 나무의 줄기에 붙어 즙을 빨아 먹음으로써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결실에 영향을 끼치는데 금년에는 유달리 번성해서 포도나 사과나무 등에 소름끼칠 정도로 떼로 붙어서 수액을 빨아먹는다. 심지어는 고추에 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이처럼 이상 기후는 농작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병충해가 창궐하게 된다. 근 3년 만에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했다. 태풍 ‘뎬무’가 남쪽지방만 통과했는데도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본격적인 수확기까지는 아직도 한 달 이상 남았다. 혹여 올지 모를 더 큰 태풍을 생각해서 유비무환의 태세를 갖추고, 기상이변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긴요한 때이다. 서 정 석 농협중앙회 화성지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