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갈등과 상생협력

전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 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우리 사회지만 그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와 치유를 기다리는 상처가 적지 않게 쌓여 있다.

 

그 중 이념갈등의 문제는 선거를 치르고 민주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봉합되고 치유되기는커녕 상처의 폭이 날로 커져 치료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벌어지고 말았다.

 

세상만사 보는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인다지만 동일한 사안이나 현상을 놓고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 좌우 양측의 시각차는 보편적 인식의 상궤를 벗어나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이다.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에서 시작해 햇볕정책의 성과로 표현되는 남북관계에 대한 상이한 입장차, 경제성장과 소득격차에 대한 재벌의 공과, 나아가 천안함의 침몰이 북측의 소행인지 아닌지를 놓고 벌이는 어지러운 논쟁에 이르게 되면 국가의 앞날에 대한 걱정을 절로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현재의 이념갈등상황은 우리 사회를 견인하고 지탱해주는 공동체의식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상극적 이념갈등을 국가발전을 위한 상생적 창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국민적 지혜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종교전쟁을 치르지 않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나라다. 종교적 가치나 정치적 신념 때문에 다투는 것은 조그마한 친목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조차도 보기가 드물 정도로 우리 국민은 이미 슬기롭다.

 

멀게는 한강유역을 놓고 벌어졌던 삼국의 갈등을 해결한 통일신라의 갈등관리에서부터 가깝게는 8·15 해방이후 좌우대립의 심각한 이념갈등을 극복하고 경제적 번영을 달성한 최근세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경험도 축적하고 있다.

 

세계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국가들이 먼저 내부적 이념갈등을 극복·통합하고 성공의 길로 나아갔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21세기 초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상생적 리더십과 국민들의 슬기로운 선택을 기대해 본다.  문원식 성결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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