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꿈나무스포츠축제’

오늘부터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이끌어갈 ‘꿈나무 스포츠축제’인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다. 39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는 대한민국이 올림픽에서 21세기 들어 ‘톱10’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국체육의 근간이 되는 전통있는 대회다. 그러나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국소년체전이 날이 갈수록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대회 폐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 필자가 선수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지역에서 소년체전의 도대표로 선발된다는 것은 개인의 영광은 물론, 소속된 학교와 지역의 큰 자랑이었다. 더욱이 소년체전에 참가해 메달이라도 획득하면 온 동네의 자랑거리였다. 꿈나무 선수들의 ‘등용문’이었던 소년체전은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공중파 TV방송을 통해 생중계 됐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중계를 보면서 국민들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상을 눈여겨 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TV방송들은 소년체전 중계를 중단했고, 대다수 국민들은 소년체전이 열리는 것조차 알지 못하게 돼 소년체전은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만 것이다.

 

더불어 언제부터인가 소년체전 폐지론이 대두되더니, 올 해는 아예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사상 유례 없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혹서기로 연기돼 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꿈나무들이 땡볕에서 경기를 치르며 혹사를 당하게 된 것이다.

 

한 수 더 떠 정부는 내년부터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시·도별 종합대회와 종목별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상 소년체전이 폐지될 경우 각급 학교는 팀 육성을 소홀히 할 것이고, 학교체육의 위축은 불보듯 자명해 국제경쟁력 또한 크게 뒤떨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성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반짝 국가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것이 아니라 한국체육의 근간인 꿈나무 체육의 발전방향부터 논의하는 것이 필요할 때다.  장윤창 경기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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