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품을 이루는 구성요소로 코비 박사는 성실성, 성숙성, 풍요의 심리를 지적했다. 이러한 성품은 원칙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 원칙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성품이 바뀐다. 성품은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문화유산도 보존과 그 활용의 철학에 따라 그 성품을 갖게 된다고 할 수가 있다. 문화유산의 성품을 찾는다는 것은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고 이를 통해 창조적 복원이 가능해진다.
인천의 역사와 문화유산의 성품은 바다를 닮았다. 많은 전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침묵하는 수장고 같은 바다가 그렇고, 개항의 문화를 가진 인천은 석양의 낙조를 연상케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을 가진 인천은 갈매기의 꿈을 연상케 한다.
인천은 전쟁의 갈등을 침몰시키고 침묵하는 바다를 닮은 도시다. 대몽항쟁, 청일전쟁, 러일전쟁, 인천상륙작전 등 전쟁사를 가진 문화유산의 도시다. 배가 바다 위를 지나가면서 뒤에는 동력선이 남기는 하얀 포말이 일시로 일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흔적이 남지를 않는다. 한순간에는 파도가 일렁이고 여운이 남지만 일단 가고 나면 그 수면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대변혁의 기억은 선별적으로 복원해야 할 1차적 과제다.
인천은 낙조가 아름다운 화합의 도시다. 태양과 바다가 화합하듯 인천은 개항의 도시다. 최초의 개항장인 백제의 능허대, 그리고 제물포구락부에서 느끼는 개항의 모습 등 인천은 폐쇄가 아닌 개방의 도시며 세계로 화합하며 동시에 수도권과 상생하는 화합의 문화유산을 가진 도시다. 인천은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있고 만국공원의 창조적 복원사업이 논의되는 도시다.
또한 인천은 갈매기의 꿈을 가진 국제도시다. 이는 송도 앞바다가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변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를 불도저로 밀어내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이 자리잡고 거대한 인천대교가 바다를 가로지르고 바다보다 더 넓은 하늘로 향하는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펼쳐진다. 이제 인천은 역사를 다시 써야 하고 기억을 재구성해서 통합과 융섭의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
/장성욱 인천시립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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