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식중독을 비롯한 먹을거리 안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한 어린이집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발견된 일이 있었다. 영유아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어린이집이나 단체 급식소로 지정된 곳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가장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사람에게 먹을거리는 중요한 문제이고 더군다나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일이다. 심지어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는 시기인 영아기에 제때 영양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아이의 평생 동안의 건강과 인격은 누구도 보장해 주지 못할 만큼 치명적인 일이라 하겠다.
어린이집에서 교육과정에 음식 교육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텃밭에서 채소를 키우고 장을 보고 직접 요리 과정에 참여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면서 정체 불명의 식재료에 의해 만들어진 밥상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지역 농산물로 정성스럽게 만든 건강한 밥상에서 아이들의 인격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미국 교도소 제소자를 대상으로 한 어느 연구를 소개하면, 교도소 재소자 가운데 한 집단에는 교도소에 있는 동안 노역으로 농사를 짓게 했고, 다른 집단에는 목공 등 공장일을 하게 했다. 이 두 집단이 출소한 후 재범률을 조사해 보니 농사를 지은 수인들의 출소 후 재범률은 0인 데 비해 영농 이외의 직업에 종사했던 출소자들은 높은 재범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농을 통해 생명체를 접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 주는 연구다. 아이들의 영농 체험은 농업과 농민에 대한 이해, 먹을거리 생산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넘어 좋은 인성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있어 먹을거리는 단지 성장을 위한 영양 공급뿐 아니라 음식의 맛과 중요성, 올바른 식사법을 알려주는 수단이다. 요리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과정은 올바른 인격체를 가진 성인으로 자라나도록 도우는 역할을 한다.
아이와 함께 장을 보고, 상을 차리고,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이야기하면서 농부님께,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나누면서 도란도란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의 인격은 무럭무럭 커져갈 것이다. /고인정 도의원·道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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