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서로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끈끈한 정으로서의 인간적 관계가 있는가하면, 다소의 거리가 있는 상관적 관계도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서로가 계산적인 만남의 관계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마음으로 인해 상대방의 허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기 우선적이고 온기 없는 관계 속에서 과연 자신은 얼마나 많은 이점을 획득하게 될까?
프랑스의 작가 라클로의 작품으로 175개의 서한체로 쓰여진 ‘위험한 관계’가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여 지배하고 소유한다. 또한 죽이고 죽는 음산하고 우울한 관계로 맺어져 있다. 인간의 가장 극단적인 치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이런 독선적인 관계란 악마적일 수 밖에 없고 끊어질 수 밖에 없어 모두가 파멸에 이르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관계와 우정 만들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우와의 대화를 통해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를 길들이는 법은 남을 이해하고, 기다리고 참는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관계야말로 참다운 것이며 이것은 곧 사랑의 다른 말인 것이다.
생물개체군들 사이에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에 먹이사슬의 관계가 균등하게 형성되어야 생물체 어느 한 종류도 멸종하지 않는다. 하물며 공생해야 하는 이 인간사회에서야 더 말할 나위 없다. 내가 편하게 살기 위해, 혹은 귀찮아서 나 하나쯤은 무관심해도 된다는 이런 식의 이기적인 ‘돼지사상’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사회 속에서 구조 파괴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나 하나 빠지면 사회구조의 고리사슬은 연결되지 않게 되며 결국 사람이 더불어 사는 원(圓)을 만들 수 없기에 순환구조가 형성될 수 없다. 사랑과 양보로 끊어지지 않는 ‘연결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된다. /김원옥 한국문화원연합회 인천지회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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