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자본 발전시키기

6·2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치인들의 경쟁과 다툼 역시 끝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은 살아 솟아오르는 샘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샘물이 모인 강줄기의 위력은 무서웠다. ‘민초는 바다이고 권력자는 바다에 뜬 배’라는 고사대로 민심에 풍랑이 일면 배를 뒤집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선거가 끝나니 한국 민주주의가 한결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후진국형 선거사고는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너무 밋밋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히 마무리 되었고 패자 역시 겸허한 반성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긴장과 갈등 국면을 하루빨리 접고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방선거 갈등 국면 접고

나무에 따라 잎이 다르고 열매가 다르듯이 우리 인간 또한 모두가 다르다. 물론 이 세상에 영속하는 존재도 없다. 어느 시대에나 찬바람은 불고 낙엽은 떨어진다. 사회적 자본이 사람들이 모여서 어울려 사는 방법이고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근간이라면 서로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서 양보하고 희생하고 예절을 지켜야 한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은 분명 신뢰다. 신뢰가 없으면 어떤 역사도 발전시킬 수 없다. 타인이 나에게 손해를 준다고 생각한다면, 거래란 있을 수 없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상호 신뢰 역시 생기지 않는다. 신뢰는 정직하고 공평한 관계에서 샘솟듯 일어난다. 그것이 자본사회의 도덕이다. 실력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가진 자와 모자란 자가 갈등이 있어도 기본적인 사회규약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한다. 젊은이들이 영어와 컴퓨터를 잘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자본인 신뢰의 가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신뢰가 불러오는 사회이익은 포도나무에 포도송이가 달리듯이 먼 훗날 보답으로 돌아온다.

 

이음새 하나가 천년을 지탱한다고 했다. 나사못 하나가 자동차를 끌고 가고 100층 빌딩의 전자 빔과 빔들이 시간의 마모를 지탱한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지기 위해서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한 사회인이 되어야한다. 현실에 면피하는 친구보다는 진실을 밝혀주는 친구가 값지다. 약속한 친구에게 출발도 안 했으면서 “지금 가고 있어, 차가 밀려서”라고 듣기 좋게 말하는 것이 요령이고 철든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요한 것부터 지키는 것이 아닌 먼저 한 약속을 지키는 룰을 가져야 한다.

 

신뢰 바탕으로 사회발전 이끌어야

사람 관계란 것이 때로는 사소한 계기로 깨져 버릴 때가 있다. 참다운 용서는 내 머릿속에서 먼저 미움과 섭섭함을 빼내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친지와 지인에게 유독 친절한 문화가 있다. 한국식 배려다. 그러나 진정한 배려는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양보하고 친절해야 한다. 사회에는 내 물건과 남의 물건과 우리 물건이 있다. 임자 없는 물건은 나의 물건이 아니다. 도덕은 사람과의 관계를 위한 결단이다. 나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타인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 손해 역시 영원하지 않다. 큰 시야로 보면 세상에는 공짜로 이루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발전시키고 후손들에게 연습시켜야 한다. 그래야 보다 풍요롭고 가치로운 한국사회를 기대할 수 있다.  /박무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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