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중심의 지방행정

다산(茶山) 정약용은 이미 190여 년 전인 1818년 일종의 행정지침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저술했다. 이 책은 지방행정관료(목민관, 牧民官)의 윤리와 (농업) 경제의 발전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방행정 현장 및 관료의 행실과 관련하여 현재도 자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이 고전의 의미가 새롭다. 새로운 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중심에 우리가 서 있고, 우리 모두 지역경제 발전을 소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목민심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지방을 다스리는 사람인 목민관이 다스림의 대상으로서의 사람인 주민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가 담긴 책이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많은 것이 변했다.

 

그렇지만 행정의 중심에 사람이 있음은 변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다스림(govern, 統治)의 대상이었던 주민들이 지역을 함께 다스려 발전시키기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 協治/共治)의 중심에 함께 있다. 주민은 지방행정서비스의 수혜자인 동시에 고객이고, 지역경제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성장과 발전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하는 파트너이다.

 

따라서 지방행정은 특히 주민들을 배제한 채 이루어질 수도,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지방행정은 우선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불편한 것은 없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피고 헤아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이 수요(demand) 혹은 욕구분석(needs analysis)이다. 그 후 주민을 위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이 수립·집행되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어야 함은 이제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정책집행 후에는 주민들의 평가가 필수적이다.

 

주민은 정책을 필요로 하는 요구자이고, 동시에 정책대상이며, 정책평가자이다. 민선5기 지방의 발전이 우리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한 이유이다.  /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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