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본선

이제 13~14일 양일간에 걸쳐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 바야흐로 2010년 6월 2일 제5회 지방선거 본선의 막이 오른다.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는 예선전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 예선전은 과거 그 어느 지방선거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 “누구는 누구를 밀어 준다” 등 무수한 소문이 지역을 휘감았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새로운 소문을 만들어 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와중에 한 명의 지방 군수는 부패의 꼬리가 밟히자 해외로 도주하려다 실패한 후 검거됐고, 또 다른 시장 한 명은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부탁하며 현금 뭉치를 전달하려다가 붙잡혔다. 자치(自治)의 역사가 15년 된 우리나라 각 지역에 불과 몇 달 만에 무수한 이야기들이 퍼져나갔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예선전은 한 자리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일단 막을 내렸다.

 

이제 본선이 시작됐다. 20일 후에는 민선 5기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우리 지역의 대표들이 새로이 선출된다. 그 과정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제 더 이상 정부(Government) 혼자 무엇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정부와 민간,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다스려야 하는 ‘거버넌스(Governance·協治)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리그 예선전에서 승리한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이제 미래를 이야기 할 것이다. 자신만이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외쳐댈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 본선에서는 더 이상 주민들이 방관자가 돼서는 안 된다.

 

우리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해서 더 이상 도망가는 군수의 뒷모습을, 돈을 건네는 시장의 손을 보며 한숨 내쉬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정말 냉철하게 판단해서 투표로 말해야 한다. 

/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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