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KCC "하승진만 정상이었다면"

하승진 공백에 아쉬운 준우승

"하승진만 정상이었다면…"

 

결국 눈물을 흘린 것은 KCC였다. 최장신 하승진(221cm)에 귀화 혼혈선수 전태풍까지 가세해 올 시즌 최강으로 손꼽혔던 KCC.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믿었던 하승진은 없었다. 그리고 KCC는 하승진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승진은 지난 1월30일 올스타전 루키챌린지 도중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11일 삼성과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통해 복귀했지만 9분37초만 뛴 뒤 다시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는 벤치에 앉은 하승진만 볼 수 있었다.

 

하승진이 없어도 KT와 4강까지는 괜찮았다. 스피드로 극복할 수 있었다. 업그레이드 된 허재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인 부분이다. 임재현을 전태풍의 파트너로 투입해 적극적으로 스피드 농구를 펼쳤다. 전태풍의 체력부담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작전이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에는 통하지 않았다. 바로 정규리그 MVP 함지훈(198cm)의 존재 때문이었다. 하승진이 없으니 함지훈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기껏 협력수비를 들어가면 영리한 함지훈이 외곽으로 볼을 빼버렸다. 함지훈을 막으려다 외곽까지 뚫려버렸다.

 

전태풍은 챔프전 내내 "함지훈에게 협력수비가 들어가면 밖으로 공을 빼 3점슛이 터진다. 그렇다고 협력수비를 안하면 직접 득점을 한다"면서 "하승진이 있으면 협력수비가 필요 없다. 공격에서도 협력수비가 들어가기에 우리도 3점슛을 쏠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만큼 하승진의 공백은 컸다. 허재 감독도 "하승진이 없는 탓에 4쿼터 계속 외곽을 허용했다"면서 "1% 모자란 부분이다. 함지훈에게 협력수비를 들어가면 3점슛을 막지 못한다"며 하승진의 공백을 못내 아쉬워했다.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도 문제였다. 전태풍의 말대로 골밑이 든든하지 못하니 외곽도 잘 터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태풍 혼자 공격을 하려니 체력이 많이 달렸다. 허재 감독도 "전태풍이 지금처럼 많은 경기를 한 적이 없다. 하승진이 있었으면 전태풍의 체력 안배를 해줄 텐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함지훈은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정규시즌 14.8점보다 많은 평균 16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어시스트가 4.0개에서 5.8개로 2개 가까이 늘었다. 하승진이 없는 이상 함지훈을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해보였다.

 

결국 허재 감독은 5차전부터 하승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단 5차전 승리는 챙겼지만 하승진은 정상이 아니었다. 5차전에서 7분8초를 뛰었지만 6차전에선 1쿼터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였다. 정상이 아닌 하승진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KCC로선 너무나도 아쉬운 하승진의 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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