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자회사 애플사는 얼마 전 ‘아이 폰’ ‘아이 패드’ 등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이를 두고 애플사 로고 애플(Apple, 사과)에 비유하여 인류역사를 바꿀 네 번째 사과라고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류역사에서 세상을 바꾼 세 개의 사과는 무엇인가. 그 첫째는 이브의 사과이고, 그 둘째는 뉴튼의 사과이고, 그 셋째는 세잔느의 사과이다. 물론 모두 서양역사 관점에서 바라 본 것이지만 대단히 혁신적인 사과들이었다.
첫째 사과인 이브 또는 아담의 사과는 인류가 슬픔과 고통, 아픔과 부끄러움을 갖게 된다는 인류의 원죄를 의미하여, 지금까지 서양사상과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과다.
둘째 사과의 주인공인 뉴튼(1642-1727)은 지구가 사과를 당기는 힘을 통해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의 중력의 끌림을 설명하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는 300년이 지난 현대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셋째 사과의 주인공인 세잔느(1839-1906)는 인상주의를 뛰어 넘어 20세기 회화에 기틀을 마련하는 원천을 제공한 화가다. 그는 사과를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고 사과의 본질을 표현하려 했다. 이러한 시도는 정물을 여러 개의 시점으로 펼쳐 놓아 마치 사물의 전개도 또는 조립도를 보는 듯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그의 회화기법은 후에 피카소와 브라크 등 큐비즘(cubism, 입체파) 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현대미술의 아버지 라 불리고 있다.
위 첫째 사과는 몰라도 둘째 및 셋째 사과는 모두 당시까지의 고정 관념을 버리고,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상식에 대한 끊임없는 창조적 도전의 결과들이다.
지난 24일자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복귀 메시지에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말했다.
대부분 국민들은 좋든 싫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 집단인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가 좋은 결과를 내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이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데에 삼성이 앞에서 이끌어 주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초강수 표현으로 삼성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신경영’을 선포했다. 또 1996년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요 시점마다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늘 위기의식을 불어 넣고, 창조성을 강조 해 왔다.
도요타 같은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폰이 삼성 제품을 능가하고 있는 것도 이 회장의 복귀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삼성은 그동안 일본 기업들을 배우면서 따라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는 거꾸로 일본 기업들이 삼성을 배우면서 추격하고 있다.
삼성이 1위 자리를 지키려면 외로운 선구자적 도전밖에 없다. 그러나 앞만 보고 가지 말고, 주위와 국민들도 보는 이 회장의 창조적 리더십이 빛을 발해 진정한 ‘네 번째 사과’를 만들기 바라는 마음이다.
/오명균 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부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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