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티켓을 위한 마지막 시험무대에 오른 허정무호의 '젊은 피' 구자철, 이승렬, 김보경이 5골차 대승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일본 도교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대회 1차전에서 전반 10분만에 터진 김정우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구자철, 이동국, 이승렬, 노병준이 릴레이골을 터뜨려 5-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A매치에서 5골차로 승리한 것은 2006년 9월6일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거둔 8-0 승리 이래 3년6개월만이다.
홍콩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최약체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49위)보다 무려 88계단이나 낮은 137위였다. 더욱이 한국은 홍콩과의 역대 A매치에서 22승5무4패로 절대적 우위를 기록 중이었다. 1958년 친선전(1-3) 패배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은채 11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따라서 홍콩전의 관심은 승패가 아니라 '과연 몇 골이나 뽑아낼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변함없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선 허정무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근호를 엔트리에서 제외, 대신 이승렬을 이동국과 함께 투톱으로 세웠다. 부상당한 염기훈 대신 긴급수혈한 오장은과 김보경에게 좌우 측면을 맡겼고 김정우, 구자철이 미드필드 중앙을 책임졌다.
경기 시작부터 여유있는 패스 플레이로 흐름을 가져온 허정무호의 첫 골은 전반 10분만에 터졌다. 구자철이 왼쪽 진영에서 띄워준 볼이 박스 오른쪽에 있던 이정수의 머리로 연결됐고, 이정수의 헤딩패스를 반대편에 있던 김정우가 헤딩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일찌감치 공격의 물꼬를 트면서 공세는 한층 더 거세졌다.
전반 23분에는 '젊은피' 구자철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동기인 김보경과의 세트피스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구자철은 '키커' 김보경이 프리킥을 올리자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며 문전쇄도, 뛰어나온 골키퍼를 피해 회전에 이은 오른발 아웃사이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신고해냈다. 지난 1월9일 잠비아와의 새해 첫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이래 두 번째 골이었다.
들어갈 듯 들어갈 듯 하던 골이 다시 터진 것은 전반 32분이었다. 앞서 몇 차례의 찬스를 놓쳤던 이동국이 기어코 골망을 출렁였다. 김보경의 프리킥을 골지역 왼쪽의 김정우가 감각적인 헤딩 패스로 연결, 오른쪽 골포스트 앞에 자리잡은 이동국에게 정확히 넘겨줬고 이를 이동국이 헤딩슛으로 밀어 넣었다. 이동국이 A매치에서 골을 넣은 것은 2006년 2월15일 멕시코 평가전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이어 5분 후에는 이승렬이 A매치 3경기만의 데뷔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 돌파에서 성공한 이승렬이 오장은과의 2대1 패스로 완벽한 골찬스를 만들어냈고 깔끔한 오른발슛으로 마무리를 했다.
전반에만 무려 4골을 뽑아내는, 흡족한 성적표를 쥔 허정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장은 대신 노병준을 투입했고, 노병준은 후반 인저리타임에 허정무호의 다섯번째 골을 뽑아내며 A매치 데뷔골로 홍콩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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