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공격수들, '염기훈 부상은 또 다른 기회'

6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2010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는 국내파 태극전사들이 남아공행 티켓을 쥘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3월3일 코트디부아르평가전에는 남아공월드컵에 출격할 정예멤버로 나서겠다고 공언했기 때문.

 

더욱이 국내파 공격수들의 경우 허정무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없는 상태다. 여기에 1월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허심(心)을 움직였던 염기훈(울산 현대)이 3일 왼발등뼈 피로골절을 진단받으며 대표팀에서 낙마, 일본으로 향하는 공격수들의 남아공행 승선 가능성이 재부각되고 있다. 동아시아대회에 출전하는 김보경(21, 오이타)과 노병준(31, 포항)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김보경과 노병준은 4일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염기훈의 부상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출신으로 성인대표팀에 전격 발탁된 김보경은 “기훈이 형이 다쳤다는 건 팀으로 봐도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기회가 자주 온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이번 동아시아대회가 자신에게 온 기회임을 확신한 김보경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해 월드컵 출전 기회를 잡는다면 앞으로 축구를 하면서 더 많은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며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신감도 피력했다. 김보경은 “(이번 대회가) ‘국내파 옥석가리기’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나를 포함한 국내파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서 눈도장을 찍는다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테스트 무대에서 허 감독의 시선을 붙잡고 말겠다는 패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노장 노병준의 각오 역시 신인의 패기에 뒤지지 않았다. 노병준은 “염기훈이 나간 뒤 주목하는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남아공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또 서른 두살의 나이를 의식한 듯 “현재가 최고의 찬스이자 기회인 거 같다. 기회를 잡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노력들이 대가를 줄 거라 생각한다”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어 “전지훈련 내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했는데, 이번이 진짜 마지막인 거 같다”면서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골이면 골, 세 경기 모두 최선을 다해 개인적으로 좋은 성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