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안나푸르나 8천91m

올해는 한일병합 100년, 6·25전쟁 60년, 4·19의거 50년, 5·18민주화운동 30년, 6·15공동선언 10년, 숫자로 많은 표현을 하는 의미 있는 해이다. 우리 경기도의료원 역시 1910년 설립되어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00주년 슬로건으로 ‘경기도민과 함께 한 100년, 경기도민과 함께 할 100년’이라고 선정했다.

 

히말라야 8천m급 14좌의 고봉들 가운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는 뜻과 인지도에서도 우주만물의 어머니라 칭하며 ‘첫번째, 유일한, 최고’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회자된다.

 

새해에 눈(雪)폭탄이 있었고 멀리 보이는 광교산을 바라보며 히말라야 설원의 안나푸르나(Annapurna)를 떠올린다. 어느 개그 프로그램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처럼 에베레스트보다 불과 757m정도 키가 작을 뿐 풍요의 여신, 수확의 여신이란 뜻을 가진 안나푸르나는 높이 8천91m로 세계에서 10번째 높은 산이며,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산이지만 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 중에는 에베레스트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경기도의료원은 인프라(시설, 장비)는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여 지난해 대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 진료, 무한돌봄의료지원 적극시행, 저소득층 비급여 진료비 지원, 찾아가는 서비스의 가정간호사업, 노인성 난청질환 보청기 지원, 중증장애인 치과진료, 여성 폭력피해자 원스톱 지원, 소외계층·소외지역(외국인근로자, 새터민, 보호시설 등) 무료진료사업,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 노인보건복지연계사업 등 민간병원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안나푸르나가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눈의 보금자리처럼 100살이 된 경기도의료원이 몸이 불편한 도민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미래와 희망으로 기억될 것이다.

 

똑같은 방법, 똑같은 시각, 똑같은 행동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드림과 비전의 차이는 구체적인 실천과 노력 그리고 행동의 유무에 있다고 한다. 풍요의 여신 눈 덮인 안나푸르나의 색처럼 흰색의 꽁꽁언 경인년 새해 실현가능한 비전을 설정하여 ‘어떤 수고 없이는 어떤 대가도 없다(No Pain, No Gain)’라는 진리를 녹이면서 아름답게 한해를 색칠하자.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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