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통하는 2010년을 생각한다

올해는 여러 면에서 특별한 해가 될 것이다. 2010년은 경술국치 100주년,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4·19 시민혁명 50주년과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 현대사의 질곡이 모두 녹아있는 역사적 사실 앞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남다른 한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친일파에 대한 사회정의 실천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백범 선생이 그토록 염원하던 통일의 기미는 여전히 요원하다. 그런가하면, 최초의 성공한 시민혁명으로 일컬어지던 4·19 정신은 1년 만에 5·16쿠데타 세력에 의해 무너졌으며, 지금 이명박 정권은 그 연장선상에 존재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현대사로써 광주민주화운동은 수많은 광주시민 학살에 대해 발포책임자를 가려내지 못한 채, 아니 가려내지 않은 채 이 땅을 표류하고 있다. 상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흔히들 용서와 화해가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누가 언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가치와 당위성이 달라진다. 상식이 있는 사회라면, 당연히 부당한 피해를 받은 사람이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다. 과연 우리 사회가 그러한가? 부당한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혹은 많은 자본을 축적한 자들에 의해 화해와 용서라는 말이 쓰여 진다면, 이것은 분명 아니다. 또한 친일파의 후손들이 우리 강산을 일본에 팔아넘긴 대가로 천황으로부터 불하받은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사회를 이끄는 힘은 민중으로부터 나온다. 힘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상식이 엄연히 존재한다. 현세를 누리려는 자들의 교만이 하늘을 찌른다 하더라도 역사는 답을 줄 것이다.

 

소통은 상식으로부터 나온다. 상식이 없는 사회는 소통하지 않는 사회다. 웃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KBS로부터 퇴출당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가 연일 매진되는 이유가 분명 있다. 그는 매사를 상식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한다. 방송에서 그를 볼 수 없기에 사람들이 김제동을 찾아가는 것이다. 김제동 파이팅.

 

/이영문 아주대의료원 정신건강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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