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폭설과 이상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에는 폭설이 내렸고, 폴란드에선 한파로 수십명이 동사했다고 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독일에서 1년간 거주한 일이 있는데, 이상 한파가 아니라도 겨울이 몹시 추웠다. 기온이 많이 낮은 건 아니지만, 해가 나지 않는 음침한 날씨에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추위가 더 크게 느껴졌다. 게다가 연료비가 비싸 집안 온도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어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실내 온도는 18도 정도를 맞춰놓지만, 벽면 라디에이터 방식이라 바닥에서 한기가 올라와 집에 오면 가죽 덧신을 신고 있어야 했다. 어린시절 판자집에 살 때 한 겨울 윗목에 놓아둔 걸레가 꽁꽁 얼던 생각이 나면서 한국도 이젠 겨울을 이렇게 춥게 나지 않는데, 독일 같은 선진국에 와서 추위에 떨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사실 그들의 생활방식이 옳다.
독일은 에너지 사용 효율면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고, 일찍부터 바이오에너지나, 태양광, 풍력에너지 생산에 눈을 돌려 이 방면의 기술이 세계 최고이지만,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으며, 정부도 에너지 가격이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지원 정책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들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인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도 199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다름슈타트란 도시에 처음 세워졌다. 패시브 하우스는 지열을 이용하여 공기 난방을 하고, 삼중창이나 특수 프레임을 이용하여 단열을 하며 태양열 집적기를 설치하여 열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래서 일반 주택에 비해 전기, 가스 등 기존 에너지 사용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에너지 소비 중 약 40% 정도는 아파트 등 건축물에서 사용된다고 하니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으며, 이와같은 독일의 에너지 절약 사례를 배워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에너지 문제는 비단 비용의 문제만이 아니라 환경문제와 나아가 지구의 미래와도 연관되는 문제인 만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조금 춥게 지내도 마음은 따뜻해지지 않겠는가.
/민경선 경기중기센터 통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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